지난해 11월 28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17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및 FIU 설립 22주년' 기념식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이 다올저축은행 김정수 대표에게 금융위원장 표창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다올저축은행
지난해 11월 28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17회 자금세탁방지의 날 및 FIU 설립 22주년' 기념식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이 다올저축은행 김정수 대표에게 금융위원장 표창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다올저축은행

국내 은행들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비대면 등 디지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최근 은행업권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같은 성장 이면에는 은행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뒷받침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각 은행마다 현 은행장들의 지나온 발자취와 임기 동안의 경영 실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김정수(53) 다올저축은행 대표는 다올금융그룹 계열사를 두루 경험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재무통’이다. 그는 임기 첫해 적자를 경험했지만, 위기에도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수료했다. 2003년 8월부터 2014년 7월까지 하나자산신탁에서 근무한 이후에는 다올금융그룹으로 옮겼다.

그는 ▲다올인베스트 상무이사(2014~2015년) ▲다올자산개발 상무이사(2015~2016년) ▲다올투자증권 경영지원부문 부사장(2016~2021년)을 거쳐 2021년 다올금융그룹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다올저축은행 경영총괄 부사장(2022~2023년)으로 선임됐다. 

저축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질적 성장과 균형 있는 성장을 지향해 온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처음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이후 1년 만인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25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 ‘재무통’ 김정수, 임기 첫해 ‘적자’ 불구…유동성 안정권 ‘유지’

“저축은행 업권의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저축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다.” 올 3월 다올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올해도 김 대표의 연임을 추천하며 밝힌 그에 대한 경영 평가다. 

경력의 반절을 다올금융그룹에서 보내며 여러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김 대표는 저축은행 경영총괄 부사장을 지낼 당시 조직 안정화와 영업력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추천됐다.

하지만 첫 임기부터 적자 전환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다올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663억원) 대비 87.7% 급감해 82억원의 순손실을 거둬 적자로 돌아섰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2022년 10월부터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영향이 지속되면서 다올저축은행 외에도 업권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배경 탓에 실적 부진을 김 대표의 경영 능력 미달로 판단하긴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순손실 속에서도 질적 성장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3분기(7~9월) 다올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71.37%로 전년 동기(192.43%) 대비 21.06% 감소했다. 유동성비율은 매분기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주의가 요구되는 120%선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 ‘디지털뱅크 Fi’ 브랜드 리뉴얼, AI 분석 플랫폼 ‘SAS 바이야’ 도입

김 대표는 전임이던 황준호 대표가 추진한 ‘디지털뱅크로의 변신’ 의지를 이어받아 다올저축은행의 디지털뱅크 브랜드 ‘디지털뱅크 Fi(파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뉴얼해 1.0 버전을 선뵀다. ‘더욱 쉽고, 빠르게, 파이(Fi)가 알아서’라는 모토를 세우고 고객 중심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한 금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업데이트했다.

회원가입, 계좌개설 등 까다로운 이용 절차를 간소화했고, 공공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을 활용해 사용자 입력항목도 자동화했다. 또한, 각종 세금신고일정, 주택청약일정, 절세상품 안내, 금융 상식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제공하며, 만보기, 운세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추가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다올저축은행의 디지털금융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전환(DX)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지난해 연말 자사의 AI 분석 플랫폼 ‘SAS 바이야(Viya)’를 도입했다. 

지난해 연초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효율적 분석 환경을 제공할 SAS 바이야와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Analytics)’를 도입, 아마존 웹서비스(AWS)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뱅킹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사내 개인신용평점시스템(CSS) 고도화 작업부터 분석 모니터링까지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 운영 및 관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업무 관계자 모두가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를 확보해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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