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는 외압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전후 맥락과 정황이 그렇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한 항소 건이 항소 시한 직전에 제동이 걸렸다. 중앙지검장은 ‘책임진다’며 사의를 표했고,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했다’며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들었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의사만 밝혔다고 했고,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행사되지 않았다. 장관의 수사지휘는 서면으로만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말은 무리가 없다.일반적 사건에서도 항소 여부
지난해 불법계엄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이 저지른 헌법 유린 행위에 대해 반성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탄핵 국면에서 보여줬던 법꾸라지 행태만 반복될 뿐이다. 역사를 되돌린 반란 행위는 윤석열의 파면 이후 정상적으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는 복원되었다. 그러나 여야 관계는 또 다시 대립과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복원이란 말이 무색할 뿐이다. 물론 정상적인 민주주의에서 여야의 대립은 일상적이다. 그러나 여야의 대립은 정책과 정파적 이익을 둘러 싼 쟁투의
국정감사의 핫 이슈는 단연 ‘조희대 증인’ 출석과 증언 여부였다. 조 대법원장은 ‘관례’에 따라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고, 여당이 제기한 파기환송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국감 말미에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조 대법원장의 지난 5월 1일의 파기환송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이 문제를 확인하지 않고 ‘내란 종식’은 언감생심이다. 대법원장 관련 이슈는 사법개혁과 맞물려 있고, 조 대법원장의 사퇴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이지만 여당으로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조 대법원장 관련 이슈가 민심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가변적이다. 지
한국정치의 특징 중 하나가 당정 협의라는 관행적 기구다. 이는 대통령실과 집권당과의 관계와도 연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평적 당정관계나 수직적 당정관계는 집권세력 내부의 권력지형은 물론 국정운영의 패턴을 결정짓고 나아가서 차기 권력의 향배와도 함수관계를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추이가 연 2,3주 하락세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나 물가, 부동산 가격 등이 순조롭지 않지만 이를 여권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하는 것은 논리적 정합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이 원인은 뭘까. 민주당의 지도부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국민주권정부는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가치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는 조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체와 지향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1일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선출권력이 임명권력에 우선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헌법 정신은 선출권력과 임명권력의 차이를 넘어서 입법·행정·사법의 세 부서의 상호 견제와 감시·균형을 담고 있다.국회 법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사법
내란·김건희·해병의 3대 특검, 검찰청 폐지, 야당과 전 정부 인사 수사 등은 모두 내란 종식과 직결되어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장외투쟁 모드로 돌입했다. 야당은 여당과 특검에 대한 비난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당의 검찰개혁도 강성 분위기 일색이다. 검찰의 수사권 존치는 보완수사권 차원이라도 아예 말도 꺼내기 어렵다. 2022년 미완에 그친 ‘검수완박’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장관의 ‘속도조절론’도 여당의 강성 분위기에 묻혔다.특검의 대상과 기간 연장 등의 특검법 개정안, 내란특별재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 사유화를 강압에 의하여 영구화하려던 윤석열 일당의 시도는 좌절됐다. 진보 정권이 들어섰고 권력의 명암은 확연히 갈렸다. 윤석열 주위의 군상들은 구속을 면치 못하고 윤석열 부부는 구금됐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에서 극단적 대치의 한 축에 서있었다. 그래서 더욱 협치와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진보정권임에도 보수성장을 표방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용적 시장정부를 내세웠다. 실질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들과도 회동했고 지난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그런데도 한국정치의
1년여 만에 당 대표에 복귀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서 지금까지 관성처럼 해 왔던 것들을 과감히 바꿔내겠다”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정당정치의 모든 것을 나사 한 조각부터 재설계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치적 상상력의 영역이지만 보수의 재편을 연상할 수 있다. 8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는 국민의힘 전대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의 당내지형으로 볼 때 김문수·장동혁 후보 등 탄핵 반대파의 우세가 점쳐진다. 국힘은 친윤·친한·친길(친 전한길)·당권주자·혁신위가 뒤엉켜있는 난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정당은 정권의 획득을 위하여 정치적 의사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정치적 결사체다. 정치적 의사와 신념을 개진해도 권력쟁취가 목적이 아닌 정치집단과 다른 점이다. 정권을 수중에 넣고 자신들이 주요 지위를 차지하여 정치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그래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그 과정과 생각이 국민 일반의 보편 의지와 배치된다면 이는 정상적인 정치집단의 수준을 넘어서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는 파벌로 전락한다.지난해 초헌법적 불법 계엄 이후 한국정치는 어둠의 터널을 뚫고 헌법 절차에 따라 민주주의를 복원시켰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새 정부 임기 초기에 여야의 불균형은 불가피하다. 주권자의 선택에 의해 민주적 정당성을 담지한 대통령 정권이 야당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정권은 두 가지 점에서 야권에 비해 압도적이다. 첫째가 국회에서의 절대 다수 의석이고, 둘째는 내란을 극복한 정권이란 점이다. 그러나 여야 불균형의 심화는 협치와 소통의 장애물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통합·협치를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선의가 관철되는데 지금의 여야 관계는 지나치게 불비례적이다. 이는 국민의힘의 친윤이라고 불리는 구주류의 행태가
정권교체 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내란·김건희·해병 특검 등 3특검의 출범, 지난 주 장관 인선에서 보여준 통합·협치의 의지, 남북관계의 일대 전환 시도,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상징하는 민간인 출신의 장관 지명 등일 것이다. 취임 첫 날 여야 지도부와의 비빔밥 회동, 취임 18일만의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쪽으로 기울던 기류도 중동 사태에 직면하여 불참으로 선회한 것도 국익과 유연한 실용 외교로의 변화로 읽힌다.각각이 다른 영역
21대 대선 후 열흘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정권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이재명 정부의 통합에 대한 강한 집념의 진정성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핵심 과제로 삼은 내란종식, 경제회복, 국민통합은 절박하고 절실한 목표들이다. 이 세가지는 각자 다른 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 상호연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내란종식으로 아직 드러나지 않은 내란 모의 세력까지 확실하고 분명하게 단죄하고 처벌해야 한다. 한국현대사에서 왜곡과 허구가 진실과 본질을 호도하고 이의 결과 역사적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가 갖
총선은 회고적 투표이고, 대선은 전망적 투표라는 진부한 명제에도 불구하고 21대 대선은 회고적 투표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불법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세 협상, 안보 위기,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적 위기 대처와 미래지향적 가치에 어느 정치세력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느냐는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정권교체론이 정권창출론보다 높은 여론조사 수치가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권과 위헌적 계엄에 대한 심판선거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우는 ‘내란종식’ 프레임이 과장
전통적 선거이론에 의하면 선거를 좌우하는 요소는 인물·구도·이슈다. 그리고 ‘바람’과 예측치 못한 막말 등 돌발 변수 등이다. 21대 대선은 ‘구도’가 다른 변수를 압도한다. 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의 특성 때문이다.국민의힘은 보수진영내에서 강성우파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지만 본선 후보로서는 가장 약체의 후보다. 국힘의 어느 후보보다도 일관되게 탄핵을 반대했고 외연 확장력에서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강성우파 집단에서의 지지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기도 했다. 국힘은 어떻게든 계엄을 적극 비난하고 반대하며
지난 1일의 대법원의 이재명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은 사법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사건이 회부된 이후 9일만에 판결이 내려졌고, 판결 다음 날인 2일, 사건기록이 서울고법으로 환송됐다.그리고 몇 시간 후 형사 7부에 사건이 배당되고 담당재판부는 배당 받자마자 15일을 첫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기록 송부와 재판부 배당, 공판기일 지정이 같은 날 이뤄진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례적’임은 물론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 역시 합리적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대선이 목전이다.가장 유
대통령 선거가 45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은 이재명 대세론을 잠재울 변인이 보이지 않는다. 한덕수 차출론이니 반이재명 연대니 하는 변수들이 없지 않지만 파괴력을 보일지는 회의적이다.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타자를 압도할 역량과 능력을 보유했느냐의 여부 때문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대선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국힘은 기본적으로 윤석열 파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비상계엄 이후 이의 부당성을 주창하고 탄핵에 찬성했더라도 국민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텐데, 한동훈, 안철수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헌법재판소의 선고문 마지막 부분과 주문(主文)의 내용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와 거의 같다. ‘박근혜’와 ‘윤석열’이 다를 뿐이고, “대통령 파면에 이르는 국가적 손실을”이라는 문장만 첨가됐을 뿐이다.그만큼 두 전직 대통령의 헌법 파괴행위를 심각하고 중대하게 봄으로써 헌법 파괴 행위의
12·3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극우세력의 규모나 성격이 집단화, 고착화, 과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여당이 이에 편승하여 스스로 극우의 길로 몰려가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보수정당이 극우와 결합한 예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당이 극우에 얹혀서 지지를 결집하고 선거에 이용하려는 행태는 퇴행적 정치의 전형이다.보수를 참칭한 극우는 한국 사회에 실재하는 세력임이 확인됐다. 탄핵 반대 세력은 계엄이 ‘계몽’이라는 궤변으로 계엄을 정당화하는 교리로 삼는 듯 하
지난 25일의 최종변론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은 극우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사실상의 궐기 메시지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 기각을 전제로 임기단축 개헌의 의지도 보였다. 파면돼도 사실상의 상왕 노릇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겠다는 심산으로도 읽힌다.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면 21대 대선은 역대 대선과 비견되기 어려울 정도로 극우세력이 선거의 중심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대선은 양 진영이 최대로 결집하므로 선거에 출전한 정당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12·3 ‘계엄의 밤’의 생생했던 장면들은 산산이 흩어지고 있다. 그 공간을 억지와 궤변, 모순과 억측이 똬리를 틀었다. 탄핵 반대 집회 규모는 늘어나고 있고, 계엄 직후의 탄핵 찬반의 격차는 여론조사에 대한 의심이 들 정도로 급격하게 좁혀졌다.탄핵 반대 세력은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무기로 입법 탄핵 예산을 ‘농단’했다고 규정하고, 이를 헌법 제77조에 명시되어 있는 ‘전시와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는 기이한 논리를 만들어냈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법원, 경찰이 사실상 내란을 획책(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
12·3 비상계엄, 12·14 윤석열 탄핵소추 가결, 12·31 체포영장 발부, 1·15 체포영장 집행, 1·17 구속영장 청구, 1·19 구속 및 폭도 법원 난입, 1·26 구속 기소.비상계엄이 선포된 후의 숨가빴던 수사와 사법 일정들이다. 이 과정에서 숱한 법리 논쟁과 사법 논란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과 그의 대리인단은 부단하게 절차상 흠결을 야기시켰고, 급기야 지난 25일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법원이 거대 야당의 지휘하에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에 나선 것이 작금의 혼란을 불러온 실질적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