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회의 특징 중 하나는 ‘고성(高聲)의 일상화’다. 거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 이상 고성이 오간다. 이렇듯 빈발하는 고성은 우리 정치의 양극화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고성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고성이 단지 정치적 양극화의 상징이 아니라, 현재 국회에 대한 희망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본래 여당은 두 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 한다. 하나는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며, 다른 하나는 대통령
김건희 씨는 지난 5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백을 두 차례에 걸쳐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는 전성배 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통일교와 공모하거나 어떤 형태의 청탁·대가 관계도 없었으며,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 또한 명백히 부인한다”라고 주장했다.목걸이 수수 여부는 확정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김건희 씨가 그간 거짓말을 해왔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거짓말은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일종의
지난 10월 2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여론조사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여권의 지지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2%P. 상승했고,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에 비해 4%P. 상승했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보면, 현재 상황은 여권(與圈)에게 나쁘지 않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사
추석 연휴 내내 여론의 중심에 선 것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이었다.국민의힘은 “냉장고를 부탁하는 것보다 국민을 부탁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시기에 대통령은 예능에서 ‘이재명 피자’를 먹으며 웃고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48시간 행적은 거짓이었다. 거짓 위에 또 거짓을 덮다가 결국 지난 4일 녹화 사실을 시인했다”라고 주장했고, 이로 인해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하기까지 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출연은 K
ABC의 장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가 무기한 방송 중지됐다. 키멜은 최근 방송에서 커크 암살 사건을 두고 “보수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트럼프의 대응을 “성숙한 애도가 아니라 네 살짜리 아이가 금붕어를 잃은 수준”이라고 조롱했다. 이런 일련의 발언이 이번 방송 중단 조치와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뉴욕 타임즈(NYT)는 이를 두고 “새로운 검열 시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라고 평가한다.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의 언론 통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NYT와 CNN의 보도
지난 8월 5일,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의 ‘허위 조작 보도’에 대해 사실상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언론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한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십수 배에 달하는 배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언론중재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민주당 언론개혁특위는 우선 법 개정을 통해 허위 조작 보도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의 곱절로 배상액을 산정하는 ‘배액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배상액에는 별도의 상한을 두지 않으며,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 직접 보도인지 인용 보도인지에 따라 차등적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정청래 의원이 선출된 이후, 정청래 대표는 갖가지 측면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당 대표가 된 배경 때문인지, 정 대표는 대표 취임 직후부터 강성 발언과 행동으로 주목 받아왔다.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취임 인사차 야당들을 방문할 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패싱한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진보와 보수가 극단적으로 갈라진 사회에서조차 보기 드문 행동이었다.거기에 정 대표는 수시로 국민의힘 해산을 주장하며 ‘내란 정당’이라는 단어를 빠뜨리지 않는다. 물론 정 대표가
무소속이 된 이춘석 의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차명 거래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이번 의혹은 이재명 정부의 역점 공약인 ‘코스피 5000 시대’ 구현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안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이춘석 의원이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 산업통상, 중소벤처, 과학기술, 농·어업, 주거·SOC 등을 총괄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경제2분과에서 AI 국가대표 기업을 발표하고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15%의 관세율을 관철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율이 낮을수록 유리하지만, 관세율의 현실적 마지노선은 1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7월 11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10대 수출 주력 업종 영위 기업 150개사)의 92.0%가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를 초과할 경우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문제는 우리의 상황이다. 협상을 위해서는 우선 대화의 장이 마련
지난 7월 10일 발표된 전국 지표조사(NBS: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나타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19%, 개혁신당 5%, 조국혁신당 3%였다.지난 11일에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7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를 실시, 표본오차 95%
요즘 국민의힘은 유난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서 이목을 끄는 경우는, 대개 긍정적 이슈가 아니라 부정적 이슈가 많을 때다. 지금 국민의힘이 직면한 가장 부정적인 평가는 당내 주류가 과거 주류인지, 현 주류인지조차 헷갈린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친윤’으로 불리던 구(舊)주류가 아직도 실세인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송언석 의원은 결선 과정에서 스스로가 친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그럼에도 다수 언론은 송 의원이 친윤이 아니더라도 친윤계의 지원을 받았다
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통합’과 ‘화합’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단어들이다. 문제는, 이 단어들이 ‘아름답기’만 할 뿐, 과연 우리 사회, 아니 전 세계 어디에 이처럼 통합되거나 화합된 사회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모든 국가, 모든 사회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존재하는 한, ‘화합’ 혹은 ‘통합’이라는 단어는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도달 가능한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추상적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공약이 사라졌다’라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매우 빈약하다는 비판인데, 이러한 지적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점이 있다.우선, 공약과 슬로건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747’이나,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경제 민주화’, 그리고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공약이라기보다는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둘러싼 상황은 실로 가관이었다.당헌·당규에 따라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5월 10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끌어내리더니, 같은 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 동안 후보 등록을 받겠다는 공고를 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후보 등록 서류를 준비해 오프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었다는 것은, 김문수 후보의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예측'을 사전에 했던 이들만 가능했을 것이다.그런데 이 정도 수준의 '예측'이라면, 이는 예측이 아니라 ‘예언’에 가깝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민의힘 경선이 파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경선은 ‘어차피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인식 때문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은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어서 관심을 받아 왔고, 이번 1차 컷오프에서 안철수 의원이 4강에 진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됐다.애초 많은 언론인과 정치 전문가들은 나경원 의원이 4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나경원 의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수 정당을 떠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원내대표 시절 강경한 대여 투쟁을 벌여 보수층의 지지를 충분히 받을 만한 여건을 갖췄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 김문수 전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국민의힘의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이런 그가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하자, 불출마 이유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제기되는 해석은, 최근 있었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및 재지정과 관련이 있다는 설(說)이다. 애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동 단위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서울시가 해당 제도를 해제하자마자 강남, 서초, 송파는 물론 서울 전역의 집값이 들썩였다.이에 따라 서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졌다. 결과는 탄핵 기각이었다. 재판관 8명 중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은 기각 의견이었고, 정형식·조한창 두 명의 재판관은 각하 의견이었다, 인용 의견은 정계선 재판관뿐이었다.애초부터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심판은 기각되거나 각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심지어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그럴 줄 알면서 왜 탄핵을 추진했느냐’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에도
지난 3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2월 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506명을 대상으로 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설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은 46.3%였다.‘대선 양자 가상 대결’에서 이재명 대표는 김문수 장관, 오세훈 시장, 그리고 홍준표 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50%를 넘겼다. 단지 한동훈 전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만 49.7%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민
지난 21일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2024년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의 조사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발표됐다.해당 조사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직전 조사 대비 5%p. 빠졌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2%p.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런 정당 지지율의 변화는 오차범위 이내의 움직임이기는 하지만, 5%p. 정도의 지지율 변화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더욱 주목할 부분은, 중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거리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서울서부지법에 대한 공격까지 있었다. 지금의 혼란스러움은 근래에 보기 힘든 정도다.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번이 처음이 아님에도, 지금 유독 혼란스러운 이유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조용히 있었던 보수 세력들이, 지금은 탄핵을 찬성하는 이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혼란 속에서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중의 하나인 피치사가 지난 2
정치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사과할 때는 적절한 타이밍에 해야 하고, 기자회견을 할 때는 자신의 기자회견이 ‘묻히지’ 않도록 여러 상황적 요건을 고려해 타이밍을 정해야 한다.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지난 23일에 있었던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이유는,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상당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게 밀리고 있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3일 발표된 NBS 여론조사(전국 지표조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