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럭키 데이 인 파리 / 96분 18초 / 3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우연히 파리에서 재회한 파니루 드 라쥬 분와 알랭니엘스 슈나이더 분.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고, 아내 파니의 변화가 곧 남편 장멜빌 푸포 분의 촉에 포착된다. ▶“삶이 얼마나 모순인지, 얼마나 운과 우연의 지배를 받는지”와 “운이란 게 어디 있어, 다 자기가 만드는 거지”의 한판 대결. 한쪽은 마침내 첫사랑과 재회한 알랭의 시선이고, 후자는 그 스스로가 자수성가했다고 믿는 장의 방식이다. 다만 영화는 우연과 노력, 둘 중 무엇이
《리뷰》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 117분 46초 / 29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호찌민서 거리의 이발사로 살아가는 환뚜언 쩐 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 레티한홍 다오 분을 돌볼 수 없게 되고, 고육지책으로 서울 이부형제에게 버리려 결심한다. ▶‘버린다’는 말은 대개 더는 쓸모없어진 존재를 향해 쓰인다. 그러나 영화는 그 대상을 엄마로 지목하며, 단 한 단어만인데도 관객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를 버린다는 것은 이미 여러 작품이 반복해 온바 이번에도 ‘얼마나 힘들었으면’이라는 우
《리뷰》퍼스트 라이드 / 116분 4초 / 22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태국으로 떠난 남자 셋과 여자 하나. 1950년대 클래식 컨버터블을 타고 남국南國의 공기를 힘껏 만끽한다. 배경 음악은 밴드 글렌체크의 ‘식스티스 가르뎅60’s Cardin’. ‘고급 재봉’이라는 뜻인 1집 앨범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에 실린 노래로, 피에르 가르뎅의 아방가르드함이 느껴지냐는 도입부 가사가 인상적이다. // 이 밖에 “무슨 일 있어도 한계를 짓지 마No matter what don't you stay in the
《리뷰》세계의 주인 / 119분 3초 / 15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여고생 주인서수빈 분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 이제 세상은 그녀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허나 그 한마디가 무엇인지는 끝내 밝힐 수 없다. 윤가은 감독은 “중심인물과 줄거리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 없이 관람할 때 더 큰 영화적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이해가 가능”하다며, 주인이 과거에 겪은 일을 유추할 만한 단서는 가급적 감춰 달라 당부했다. 이 리뷰가 추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한국 독립 영화에 대한 통념이 있다면 본작은
《리뷰》트론: 아레스 / 118분 38초 / 1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현실에 나타난 초고도화 프로그램 아레스자레드 레토 분. 영속성 코드를 탈취하려 이브 킴그레타 리 분을 뒤쫓는다. ▶1982년 7월 9일, 한 편의 영화가 컴퓨터 안의 세계를 스크린 위로 불러냈다. ‘트론’이다. 후속작 ‘트론: 새로운 시작’이 28년 만인 2010년 개봉한 데 이어, 이번 ‘트론: 아레스’는 그로부터 15년 만에 돌아온 속편의 속편이다. ‘탑건: 매버릭’(2022)처럼 수십 년 만의 귀환이 요즘 할리우드의 흐름이라지만 유
《리뷰》굿뉴스 / 136분 16초 / 온라인 시사회로그라인 출세를 꿈꾸는 엘리트 중위 서고명, 그에게 납치된 여객기를 다시 또 ‘납치’해야 하는 기상천외한 작전이 주어진다. ▶일본 여객기가 공산주의 단체에 납치돼 평양으로 향한다. 영화는 1970년을 배경으로 실화인 일본항공 요도호よど号 납치 사건, 즉 하이재킹을 한국 측 시선으로 각색했다. // 일본 여객기를 일본인이 납치했는데 왜 한국이 끼어야 하나. 영화는 이를 중앙정보부장이 ‘각하’의 치적을 위해 독단 개입한 결과로 묘사한다.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 분은 해결사로 아무개설경
《리뷰》윗집 사람들 / 108분 / 18일 상영회 /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세기 2:9, 16~17·개역개정) / 영화는 ‘윗집’ 부부의 격렬한 신음으로 요란하게 막을 올린다. 반면 아랫집 부부 정아공효진 분와 현수김
《리뷰》대홍수 / 108분 / 19일 상영회 /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소포모어 징크스가 꽤 오래 지속되는 모양새다. 2013년 ‘더 테러 라이브’로 한국 상업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김병우 감독. 한정된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 심리를 압축 및 ‘폭발’시키는 솜씨가 당시 국내 장르 영화의 진화를 촉발하는 시금석이 됐다. 그러나 그 후 10여 년, 계속해 아쉬운 결과만 뒤따른다. 올여름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도 흥행누적 관객수 106만명과 평단 모두에게서 냉랭한 평가를 받았다. 그런 와중에 신작 ‘대홍수’가 제30회 부산
첫여름 / 31분 0초 / 온라인 시사회로그라인 애인 학수정인기 분의 49재와 손녀 석윤이금주 분의 결혼식이 겹치고, 영순허진 분은 그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리뷰》 날이 밝기 직전인 오전 7시경이다. 영화는 영순이 학수에게 전화 거는 통화 연결음으로 시작된다. 어스름한 빛인 여명이 비치는 이 시간에 영순은 창가에 몸을 기댄 채 오른팔로 턱을 괴고 있다. 눈가에 주름이 셀 수 없이 많고, 짙은 음영에도 불구하고 팔뚝은 여느 노인과 다름없이 피부가 버석하기 그지없다. 여러 잡티가 섬처럼 군데군데 있는데, 그러므로 그는 누가 봐도 7
발레리나 / 124분 36초 / 28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이브 마카로아나 데 아르마스 분, 암살자 조직에서 킬러로 성장해 복수극을 펼친다. 《리뷰》 작금 할리우드 액션 영화 팬들의 불만은 명확하다. “왜 액션에 부적합한 배우가 액션을 벌이고 있는 거지?”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런 지적은 유독 여성 배우에게 집중된다. ‘블랙 위도우’(2021)에 이어, 올 4월 개봉한 ‘썬더볼츠*’(2025)에서 옐레나 역을 맡은 플로렌스 퓨의 키는 160cm.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114분 29초 / 23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우주 방사능으로 초인이 된 네 비행사, 예고된 종말 앞에 지구의 운명을 짊어진다. 《리뷰》 과거 ‘폭스’ 산하에서 제작됐던 ‘판타스틱 4’가 마침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 정식 편입됐다. 1편 격인 ‘판타스틱 4’(2005)가 개봉한 지 정확히 20년 만이다. 매 영화 콘셉트 설정에 진심인 마블스튜디오답게 이번에는 ‘레트로 퓨처리즘’을 작의 색깔로 삼았다. 옛사람이 상상한 미래상을 현재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이 ‘미학’ 덕에,
전지적 독자 시점 / 116분 42초 / 15일 언론배급시사회 / 메가박스 코엑스로그라인 소설의 재난이 현실이 되고, 결말을 아는 애독자만이 이를 되돌릴 수 있다. 《리뷰》 작가 피에르 위그의 ‘리미널’(2024-진행)에는 얼굴 없는 인간이 등장한다. 주변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선과 동선이 바뀌는 존재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도 이런 무면인無面人이 나온다. 미처 첫 스테이지를 깨지 못한 사람들. 얼굴에 구멍이 나는데, 이 모습이 그 형상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전시에서도 영화에서도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도
썬더볼츠* / 126분 40초 / 29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어벤져스가 사라진 세상, 낙오자로 낙인찍힌 악인들이 최강의 적 센트리루이스 풀먼 분에 맞서 팀을 이룬다. 《리뷰》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작가 톰 삭스. 그의 주요 기법은 브리콜라주Bricolage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고, 거기에 전혀 다른 감각을 입히는 방식이다. 스카트 두루마리 휴지를 높이 쌓아 이를 로켓처럼 고정한 작품Saturn V Moon Rocket·2011처럼, 사물의 본래 맥락을 과감히 해체
파과 / 122분 5초 / 24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로그라인 60대 전설의 킬러 조각이혜영 분. 지켜야 할 가족이 생기면서 모든 게 달라지는데, 특히 젊은 킬러 투우김성철 분가 그들에게 위협적 존재로 다가온다. 《리뷰》 시작부터 생략이 심하다. 주인공은 길에서 구조된다. 몇 마디 대화에 곧 설거지를 시작하고, 별다른 개연성 없이 어느 날 밤 한 미군이 그를 겁탈하려 든다. 일련의 사건이 다소 기계적으로 이어지며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다. 스승 류김무열 분의 액션은 배우가 전작 ‘범죄도시 4’에서 백창기 역으로 선보
《리뷰》마인크래프트 무비 / 100분 47초 / 14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왕십리흔히 어른 앞에는 ‘찌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사회에 찌든 어른이라고 과연 처음부터 꿈이 없었을까? 이 점에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잊었던 꿈과 용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어른과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중 한 어른은 도피처로 과거의 꿈을 떠올린다. “이게 내가 원했던 일일까?” 스티브잭 블랙 분의 고민은 곧 모든 어른아이의 고민이기도 하다.―그렇게 어릴 적 꿈인 광산에 간 스티브는 채굴 중 신비한 큐브를 발견하고, 상상이
《리뷰》드라이브 인 타이페이 / 100분 26초 / 10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제목에 ‘드라이브’가 들어가고, 무엇보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출신인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실제로 몇몇 질주 장면은 4DX 포맷에 어울릴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다. ‘왜’ 운전대를 잡게 됐냐는 행위의 동기에 있다. 즉 그 분노의 감정이 과연 어디서 피어났는지를 따라가는 것이 더욱 적절한 감상법인 것이다.―미국 마약단속국 요원 존 롤러루크 에반스 분는 익명의 밀고를 받고 마
《리뷰》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124분 36초 / 1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배우 르네 젤위거가 다시 ‘브리짓 존스’가 됐다. 비록 ‘노처녀들의 희망’이라는 설정은 옅어졌지만, “왕팬티” 하나에도 1편의 그림자가 드리우며 아직 여전한 유머와 슬랩 스틱, 또한 중년 여성이 겪는 상실과 회복의 서사를 통해 ‘뉴 챕터’라는 한국 부제를 꽤나 성실히 이행한다. 엄마가 된 브리짓이 ‘여자’를 넘어 ‘나’라는 주체성을 되찾는 성장 서사로서 그 면모가 눈부시다.‘또?’라는 물음표가 ‘또!’라는 기대로 끝나는 마법 같은
《리뷰》로비 / 한국 / 105분 48초 / 25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명배우 하정우가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연기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감독으로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 그다.영화 ‘로비’는 불공정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를 골프라는 은유를 통해 풀어낸 블랙 코미디다.풍자를 앞세우지만 날카로움이 다소 무딘 점이 아쉽다.―윤창욱하정우 분은 기술은 뛰어나지만 세상 물정엔 어두운 스타트업 대표다. 4조원 규모의 국책 사업 수주가 마지막 희망인 그는 로비력으로 앞서가는 라이벌 손광우박병은 분에 맞서 생애 첫
《리뷰》컴패니언 / 미국 / 96분 58초 / 12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절름발이가 범인’이라거나 ‘브루스 윌리스가 실은 귀신’이었다는 반전처럼 이 영화에도 강력한 반전이 숨어 있다. 포스터조차 내용 누설로 취급될 만큼, 그 반전은 얄팍하지만 실로 아주 강력하다. 개봉하고 사흘 만에 제작비 전액을 회수할 정도로 호응도도 높다. 감독은 드류 행콕. 소피 대처, 잭 퀘이드 주연. 특히 퀘이드는 배우 데니스 퀘이드와 맥 라이언의 아들이다.―우연히 마트에서 마주친 아이리스소피 대처 분와 조시잭 퀘이드 분는 그 순간 강한
《리뷰》플로우 / 라트비아 / 84분 57초 / 6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골든글로브어워드에 이어, 지난 2일(현지시간) 제97회 아카데미어워드에서도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으며 2024년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은 작품. 라트비아·프랑스·벨기에 유럽 3개국이 공동 제작했으며,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역대 오스카 최연소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자가 됐다. 수입·배급사에 따르면 감독이 라트비아 출신이며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부문에도 해당 국적 영화로 출품된 점을 고려해 주로 라트비아 영화로 홍보되고 있다.―
《리뷰》컴플리트 언노운 / 미국 / 140분 46초 / 18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한 시대의 아이콘과 이 시대의 청춘스타가 만나, 그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이를 빌어 ‘더 나은 나’와 ‘또 다른 나’라는 철학적 관점 차이를 제시한다. 영화 ‘앙코르’(2005)에서 ‘컨트리 음악의 전설’ 조니 캐시를 조명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다시 음악 전기傳記 영화에 도전, 이번 작에는 음유시인 밥 딜런을 소재로 그의 초기 행적을 스크린에 옮겼다. 완전히 낯선 존재라는 뜻의 원제 ‘어 컴플리트 언노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