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봉

영화 ‘컴패니언’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컴패니언’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리뷰》

컴패니언 / 미국 / 96분 58초 / 12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

‘절름발이가 범인’이라거나 ‘브루스 윌리스가 실은 귀신’이었다는 반전처럼 이 영화에도 강력한 반전이 숨어 있다. 포스터조차 내용 누설로 취급될 만큼, 그 반전은 얄팍하지만 실로 아주 강력하다. 개봉하고 사흘 만에 제작비 전액을 회수할 정도로 호응도도 높다. 감독은 드류 행콕. 소피 대처, 잭 퀘이드 주연. 특히 퀘이드는 배우 데니스 퀘이드와 맥 라이언의 아들이다.

―우연히 마트에서 마주친 아이리스소피 대처 분와 조시잭 퀘이드 분는 그 순간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서로를 완벽한 짝이라 확신한 두 사람은 조시의 친구들과 함께 숲속 호숫가에 자리한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마치 문명의 끝자락에 있는 듯한 한적한 공간. 별장에 도착한 아이리스는 조시의 짐을 혼자 힘겹게 나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러나 거울을 보며 “웃자”라는 자기 최면을 거는 아이리스의 모습에는 묘한 긴장감이 스며 있다. 조시가 캣메간 수리 분과 대화를 나누자 재빨리 그를 가로채는 불안한 집착도 내보인다. 그날 밤, “당신만 행복하면 된다”고 하는 아이리스에게 조시는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게 “아이리스, 자”라고 명령한다.―

영화는 기억에 초점을 맞춘다. ‘내 기억은 과연 실재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관객을 혼란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지점에서 호접지몽이 떠오르고, 작품을 철학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집까지 27킬로 떨어진 별장은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에 더없이 적절한 환경이다. ‘필요에 의해 형성된 동기’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로 인해 산산조각 나고, 사랑을 그 어떤 것도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절대 조건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가짜 사랑을 물리치고 주인공이 자아를 찾는다는 다소 익숙한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게다가 배금주의까지 아우르려는 감독의 야심. 그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나, 오히려 반전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을 것이다. 이 반전은 초반에 등장해 극 전반全般을 완벽히 지배한다. 아무것도 예측하지 말 것. 무작정 극장에 갈 것. 그것이 이 영화를 잘 감상하는 비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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