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영화 ‘썬더볼츠*’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썬더볼츠*’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썬더볼츠* / 126분 40초 / 29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

로그라인 어벤져스가 사라진 세상, 낙오자로 낙인찍힌 악인들이 최강의 적 센트리루이스 풀먼 분에 맞서 팀을 이룬다. 《리뷰》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작가 톰 삭스. 그의 주요 기법은 브리콜라주Bricolage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고, 거기에 전혀 다른 감각을 입히는 방식이다. 스카트 두루마리 휴지를 높이 쌓아 이를 로켓처럼 고정한 작품Saturn V Moon Rocket·2011처럼, 사물의 본래 맥락을 과감히 해체하는 시도가 그 자체로 경쾌함을 불러일으킨다. ‘썬더볼츠*’ 역시 그런 브리콜라주의 영화다. 악인이 개심해 선인으로 변하고, 마침내 어벤져스 대신 세상을 구한다는 설정인 것이다. 하지만 마블식 브리콜라주는 악인에게 ‘전복’이라는 새로운 맥락만 부여할 뿐 결과물이 특별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개심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모름지기 자격이 있는지 그 스스로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화는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 분이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와 나누는 ‘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잖아’ 같은 대화로 그 모든 서사를 건너뛰고 만다. 전개가 다소 안이하다. 이들이 구 어벤져스타워에 등장하는 것은 ‘어벤져스’(2012)가 떠오르는 대목인데, 그렇다고 영화도 곧장 ‘어벤져스 이후 최고의 팀업 무비’가 되는 건 아니다. 액션의 중심은 맨손 격투에 있다. 주인공 대부분이 초능력도 없고, 하늘도 날지 못해서다. 주목할 만한 장면은 센트리와 팀 썬더볼츠의 첫 대결로, 센트리가 이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하는 모습이 그가 슈퍼맨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임을 단박에 알게 한다. 다만 프라임비디오 ‘더 보이즈’ 홈랜더 역과 여러모로 닮은 것이 아쉽다. 이 역할은 애초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일정 문제로 하차했다. 금발의 백인이 아니라 흑발의 아시아인이 센트리를 연기했다면 둘 간의 차별성은 겉모습부터 도드라졌을 테다. 결국 인상적인 건 센트리보다, 센트리의 초인 액션과 두 번째 쿠키 정도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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