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114분 29초 / 23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
로그라인 우주 방사능으로 초인이 된 네 비행사, 예고된 종말 앞에 지구의 운명을 짊어진다. 《리뷰》 과거 ‘폭스’ 산하에서 제작됐던 ‘판타스틱 4’가 마침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 정식 편입됐다. 1편 격인 ‘판타스틱 4’(2005)가 개봉한 지 정확히 20년 만이다. 매 영화 콘셉트 설정에 진심인 마블스튜디오답게 이번에는 ‘레트로 퓨처리즘’을 작의 색깔로 삼았다. 옛사람이 상상한 미래상을 현재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이 ‘미학’ 덕에, 영화는 미술과 소품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미덕’을 갖는다. / 앞서 4차례나 영화화된 탓에 이들이 어떻게 초인이 됐는지는 팀 결성 4주년을 기념하는 극 중 특집 방송으로 간단히 처리된다. 전작을 복습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효율 추구는 영화 전반에 걸쳐 결함으로도 작용한다. 빈 공간 없이 가구를 밀어 넣은 집처럼, 틈만 나면 장면을 욱여넣으려는 연출 태도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 분의 연설은 독립된 장면으로 기능하기보다, 감독이 그 사이사이 다른 이야기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여백처럼 작동한다. / 액션 시퀀스는 긴박한 대신 익숙하다. 기존에 할리우드가 하던 방식 그대로라 몰입은 쉽지만,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 있는 그런 서스펜스는 없다. 더불어 일부 캐릭터는 관객과의 감정선 공유에 실패한다. 처남 조니 스톰조셉 퀸 분의 이타적 선택이 이에 해당하며, 바위 인간이 된 ‘더 씽’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 분의 고뇌 또한 지나치게 단선적으로 그려져 팬들의 볼멘소리가 예상된다. / 예고편에도 등장한 리처드의 대사 “여러분을 지켜 드릴 겁니다We will protect you”는 반복되는 메인 테마송과 맞물려 일종의 강장제로 작용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세계로, 우주로 웅비해야 할 것처럼 가슴에 웅장함을 불러일으킨다. 이 점에 있어 미국 뉴욕 리버티섬에 세워진 한 동상보다 거대한, 초거대超巨大 갤럭투스를 과연 누가 물리쳤는지는 더는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의 수훈갑은 페드로 파스칼과 ‘엄마는 강하다’를 새삼 일깨운 수잔 스톰 역의 바네사 커비 그리고 음악감독 마이클 지아치노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