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저축은행이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강남 사옥. 사진=파이낸셜투데이
하나저축은행이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강남 사옥. 사진=파이낸셜투데이

국내 은행들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비대면 등 디지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최근 은행업권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같은 성장 이면에는 은행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뒷받침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각 은행마다 현 은행장들의 지나온 발자취와 임기 동안의 경영 실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양동원(58) 하나저축은행 대표는 임기 첫해부터 하나저축은행의 적자 탈출 과업을 부여받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시키고, 기업금융에 치우친 포르폴리오 재편을 완료하는 등 리테일(개인금융) 실적 증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연말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추천으로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올해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해 2026년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양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강대학교 MBA 과정을 수료했으며,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이후 쭉 하나금융에서 일한 ‘정통 하나맨’으로 통한다.

그는 하나은행에서 ▲가계영업추진부 차장(2006년) ▲검사부장(2010년) ▲금남로지점장(2015년) ▲호남영업추진지원부장(2015년) ▲광주금융센터지점장(2017년) ▲광주전북영업본부장(2020년) ▲호남지역대표(2022년) ▲호남영업그룹장 부행장(2023년) 등을 거쳐 현장 경험이 탁월한 ‘영업통’으로 정평났다. 

◆ 하나은행 ‘영업통’ 계보 이어가…‘호남’ 출신 배치해 우량차주 확보 박차

하나저축은행은 줄곧 하나은행 ‘영업통’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인사를 단행해왔다. 조병제 전 대표와 정민식 전 대표까지 모두 하나은행에서 영업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어 양 대표 역시 하나은행 영업통 출신 대표이사의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정 전 대표와 양 대표는 하나은행 호남영업그룹장(부행장)을 지낸 직후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맡게 된 공통점이 눈에 띈다. 호남은 국내 저축은행이 섭렵하지 못한 비수도권 지역 중 유일하게 서울보다 낮은 연체율을 보이는 지역이다.

2022년 기준 지역별 저축은행 연체율은 ▲대구·경북·강원이 8.37% ▲충청 6.96% ▲인천·경기 6.93% ▲부산·경남 6.81% ▲서울 6.12% ▲호남 6.08%로 파악됐다.

또한, 국내 전체 저축은행(79곳) 중 호남 외 지역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37곳)은 업황이 악화된 시기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즉, 호남 지역이 숨겨진 우량 차주를 발굴할 ‘기회의 땅’인 셈이다. 

하나저축은행은 정 전 대표에 이어 양 대표를 영입하며 수년째 호남 지역 영업력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초체력을 보강해 건전성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지난 3년간 매년 300억원씩 증가한 상황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1635억원을 적립해뒀다. 

◆하나금융 “업계 최고수준 수익성 실현” 기대감…‘흑자전환’ 위해 리테일 강화

하나금융지주 임추위는 지난해 연말 그를 대표이사로 추천하며 “저축은행의 영업 현장을 이해하며 관계사와의 협업, 위험관리 역량을 균형있게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향후 장‧단기적으로 하나저축은행 비전을 공유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는 리더,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이는 재무 건전성 지표 개선과 흑자 전환 실현 등 양 대표에게 거는 하나금융의 기대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업금융 비중이 높았던 하나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낸싱(PF) 부실과 부동산 경기 악화, 고금리 장기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으로 인해 2023년 적자로 전환됐고 지금까지 적자 상태다.

하나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가결산된 누적 당기순손실은 170억원이다. 전년 동기(22억원 순손실) 대비 7.6배나 손실이 확대됐으며, 심지어 전년 연간 손실(180억원) 수준까지 3개 분기(1~3분기) 만에 도달했다. 

이에 전임 정민식 전 대표 시절, 하나저축은행은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유일하게 홀로 적자를 이어가는 불명예를 안았다. 정 전 대표의 후임인 양 대표는 임기 초반부터 악화된 실적에 대한 개선 고민을 떠안게 됐다.

하나저축은행은 정 전 대표 재임 시절부터 기업금융과 리테일을 6대4 비율로 조정하고, 개인금융의 영업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등 영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한창이다. 양 대표는 올해 개인고객 유치를 위해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등 리테일 부문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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