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비대면 등 디지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최근 은행업권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같은 성장 이면에는 은행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뒷받침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각 은행마다 현 은행장들의 지나온 발자취와 임기 동안의 경영 실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박종복(69) SC제일은행장은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선임된 유일한 한국인 은행장으로 잘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현직 은행장 중 4연임에 성공해 10년째 은행장 임기를 이어온 최장수 은행장이기도 해, 그가 걸어온 길 자체가 SC제일은행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행장은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8월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에 입행하며 ▲프라이빗뱅커(PB)사업부장(2006년) ▲영업본부장(2007년)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2014년) 등 35년가량 영업 부서에서 일했다. 이후 2015년 SC금융지주 회장과 SC제일은행장을 겸직하다 2016년 4월부터 은행장 역할만 수행했다.
그는 2015년 첫 행장으로 선임되고 2017년 연임에 성공해 2018년부터 3년 임기를 채웠다. 2020년엔 3연임에 성공해 2021년부터 3년 임기를 부여받고, 올해 4연임이 결정되면서 1년간 임기가 늘었다. 박 행장은 오는 2025년 1월 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스스로 용퇴를 결정하면서 퇴임 후 SC제일은행의 고문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 임기 첫해 ‘흑자 전환’…10년간 2000억원대 순익 거둬 ‘체질 개선’
박 행장이 임기를 시작하기 직전인 2014년 SC제일은행은 경영 효율성 악화로 645억8300만원의 순손실을 떠안은 상태였다. 박 행장은 합류 후 임기 첫해(2015년) 2857억5100만원의 역대 최대폭 적자였던 SC제일은행을 조직 효율성 제고를 통해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그는 취임 직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임직원의 약 18% 수준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2015년 224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때의 경영 성과로 2017년 그의 첫 연임이 결정됐다. 당시 SC제일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박 행장이 2015년 취임한 뒤 은행이 안정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검증된 경험과 리더십, 업무 전문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연임 추천 사유를 밝혔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후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순이익이 1000억원대로 감소됐다가 최근까지 꾸준히 2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박 행장은 임기 동안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강조해 왔다. 2018년 5.58%에서 2019년 6.97%까지 끌어올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2021년엔 2.47%까지 급감했다. 그러다 2022년 말 자기자본이익률 11.5%를 달성하며 목표를 이뤄냈다.
◆ 토종 브랜드 ‘제일’ 정통성 계승…국내 유일무이 하이브리드은행 탄생
SC제일은행은 모태는 1929년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이다. 조선저축은행은 1945년 광복을 맞아 시중은행 업무를 시작하고 1958년 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후 국내 주요은행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도산 기업들에 대출을 내줬던 게 막대한 손실로 돌아오면서 제일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제일은행은 2001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을 거쳐 2005년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으로 소유가 넘어갔다.
글로벌 금융사인 SC그룹은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글로벌 브랜드 통일성을 이유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은행명을 바꿨다. 박 행장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제일’이란 토종 브랜드가 사라지면 소매금융의 실적을 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판단, 그룹 이사회에 ‘제일’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해주면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설득해 ‘SC제일은행’이란 현재 은행명을 받아냈다.
박 행장은 SC제일은행을 SC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일의 토착 브랜드 강점을 살려 국내 금융시장 유일무이한 ‘하이브리드은행’으로 이끌었다. 그는 업계에서 전략적 사업 제휴, 디지털 역량 강화, 자산관리(WM) 기반 성장 등을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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