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종룡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종룡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각 사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들은 2일 신년사에서 일제히 ‘내부통제’와 ‘내실경영’에 한목소리를 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에 달한 상황이라 여느 때보다 안정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모양새다. 

현 금융시장은 ‘자국우선주의’를 지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입 타격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이 지속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외환시장 타격까지 혼란스러운 실정이다. 

또한, 이달부터 금융사고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책임이 강화된 ‘책무구조도’가 도입됨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경영 방향성도 무리한 경영 확대보다 금융사고 예방 등 리스크관리에 무게를 쏠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올해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언급하며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 ▲고객수익률 ▲순고객추천지수(NPS)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지표가 정확한 데이터와 성과로 증명돼 흔들림 없는 가치를 주는 KB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최우선 경영 과제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 관리‧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하게 살피고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제안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부족한 손님 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정대출 건으로 홍역을 치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025년 신년 경영 목표로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 도약기반 확보’를 수립했다. 

임 회장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뼈아픈 사고로 우리를 믿고 성원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쳤고, 임직원들 또한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고 재차 경각심을 되새겼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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