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깃발. 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 깃발. 사진=연합뉴스

함영주(69)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2기 체제(올해 3월~2028년 3월)’에 돌입한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사옥에서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개최하고 함 회장의 연임과 사내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 일제히 진행되는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주총 시즌의 포문을 열었던 동시에 함 회장 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지주 주총 중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다.

그의 연임은 하나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9.4%)을 비롯해 이미 전체 주주의 과반에 달하는 연임 찬성표를 확보해 뒀던 상황이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었다. 앞서 18일 마감된 예탁결제원 외국인 주주 사전투표에서도 전체 외국인 주주의 43.9%가 함 회장의 연임을 찬성한 바 있다. 

◆함영주, 실적으로 경영 성과 입증…주주 지지 이끌어내

함 회장이 그동안 실적으로 입증한 경영 성과가 주주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1기 체제(2022년 3월~2025년 3월)에서 하나금융은 작년 약 3조7388억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카드의 해외여행 특화상품 ‘트래블로그’도 큰 인기를 끌며 그룹사 전체의 전사적인 서비스로 성장시켜 영업력을 키웠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함 회장에 대해 “국내외 정세 불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과 역량이 검증된 후보”라며 “조직 전반적으로 운영효율성을 높이고 내부통제와 위험 관리를 내재화하면서 하나금융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경신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함 회장은 1956년생 충청남도 부여 출신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고졸 행원으로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전국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하고, 친화력과 두터운 신망을 인정받아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당시 초대 은행장을 맡아 완전한 조직 합병과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치고 2022년 3월부로 하나금융 회장직 임기를 시작했다. 함 회장은 지난해 3년 초임을 마치고, 연임하면서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본래 함 회장은 연임 성공 시 내규에 따라 만 70살이 되는 2027년 3월까지 2년만 재임할 수 있었지만, 하나금융이 작년 12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면서 이러한 정관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 함영주 2기 하나금융…‘밸류업‧비은행’ 강화로 “백년기업 도약”

함 회장은 향후 백년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하나금융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비은행’ 부문의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주총 인사말에서 “올해는 하나금융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라며 “20년 성과를 발판 삼아 지속가능한 가치창출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백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말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기업 밸류업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를 담은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고,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전 1기 체제에서 밸류업 프로젝트를 시작, 지난해 높은 관심을 지속해 온 함 회장이 연임이 사실상 결정된 이후 밸류업에 대해 낸 첫 목소리였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목표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하는 전략을 가져가기로 했다. 함 회장은 이 일환으로 작년 연말 하나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했다.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자사주를 매입한 적 없던 그의 파격 행보로 업계의 이목도 집중됐다. 

비은행 부문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운용을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하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함 회장은 14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그룹 전체 수익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2022년 9월 하나증권은 베트남 BIDV의 증권 자회사 BSC 지분 35%를 취득해 베트남 증권업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엔 미국 증권사에 대한 전략적 지분투자,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투자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강화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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