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연합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이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고려아연 측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조 단위의 차입금을 통한 공개매수가 향후 회사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3일 기준 영풍·MBK 측은 앞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1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38.4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협력사를 포함한 우호 지분에 베인캐피탈이 취득할 2.5%까지 포함해 36.49%를 보유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앞서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최대 20%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매수하는 자사주는 최대 17.5%로, 주당 89만원에 매수해 모두 소각하게 되고, 의결권에서 의미 있는 지분은 베인캐피탈이 인수하는 최대 2.5%의 물량이 남는다.
이 가운데 캐스팅보트로 주목받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162만375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최근 5년간 주주총회에서 발의된 안건의 92.5%에 찬성해 현 경영진 판단을 신뢰했다는 점 ▲외국계 자본이 대거 투입된 사모펀드가 경영권 인수에 나선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적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 우호 세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고려아연 관계자는 “여러 언론 보도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사측 입장에선 국민연금을 직접적으로 우호세력으로 단정짓기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22일 “국민연금의 판단은 국민연금이 하실 거라 믿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여부는 예단하기가 힘들다”면서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성공해도 자사주 공개매수 동원 자금 차입 부담 커”
일각에선 고려아연 측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공개매수에 과도한 차입금이 동원된 부분은 불가피한 리스크(위험) 요소라고 봤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투입을 위해 조달한 자금은 2조7000여억원으로, 연간 18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이 부분을 지적하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대규모 차입에 따른 자사주 공개매수가 여전히 배임과 이사의 충실·선관주의 의무 위반 혐의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공개매수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공개매수가를 89만원으로 올리는 등 투자자 입장에서 우호적인 조건으로 이번 공개매수에 나섰다”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후 주가 향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놨다. 그는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2조7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입금으로 동원한 고려아연 측이 이번 분쟁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이를 감당하는 사 측의 주가 향방을 고려한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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