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전산장애 배상금 65억 , 10대 증권사 중 ‘최다’
1조원대 실적에도 전산운영비 6위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최근 불거진 키움증권의 먹통 사태 여파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시스템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한국거래소 등의 전산장애가 줄줄이 발생한 데 이어 이달 초 이틀간 벌어진 키움증권의 먹통사태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또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이헌승 의원실, 편집=최정화 기자
자료=금융감독원, 이헌승 의원실, 편집=최정화 기자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내역’에 따르면 전산장애로 인한 배상금액이 가장 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누적된 금액으로 65억5091만원이며, 해당 기간 장애건수는 19건이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장애건수는 58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배상금액은 4억3569만8000원으로 8번째에 속한다. 배상금액이 가장 적은 곳은 하나증권이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전산장애 건수는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 7년간 연도별 장애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29건 ▲2019년 43건 ▲2020년 41건 ▲2021년 47건 ▲2022년 31건 ▲2023년 44건 ▲2024년(상반기) 39건 등이다.

이 의원은 파이낸셜투데이에 “투자자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시스템 장애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맞춰 충실한 피해보상도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조사 배경을 섦여했다.

이어 “장애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기에 원인 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 및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헌승 의원실, 편집=최정화 기자
자료=금융감독원, 이헌승 의원실, 편집=최정화 기자

◆ 전산장애 건수 7년 전과 비슷…지속적인 시스템 관리 필요

증권사들은 전산운영 시스템 관리·보수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며 오류를 개선하고 있지만, 수시로 변화하는 거래 환경과 해킹 등으로 ‘전산장애 제로’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7년간 전산운영비를 합산한 결과 시스템 관리 가장 돈을 많인 쓴 기업은 7858억9700만원을 투자한 삼성증권이다. 

이어 ▲미래에셋증권(7605억6200만원) ▲KB증권(6944억5700만원) ▲키움증권(6869억3300만원) ▲신한투자증권(6373억5400만원) 순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겼지만, 전산 운영에는 경쟁사 대비 돈을 아꼈다. 7년간 한국투자증권이 전산운영에 들인 비용은 총 5915억6100만원이다. 점차 운영비를 늘리고 있지만 키움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과 비교하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 재무제표 주석에 표기되는 금액은 이 중 경비 뿐이기 때문에 그것만 보고 증권사의 전산운용비에 대해 모두 판단내리긴 어렵다”며 “일부 경쟁 증권사는 외주 아웃소싱으로 전산을 관리하기에 재무제표상 경비가 높게 반영될 수 있고, 당사와 같이 직접 전산을 관리하는 곳은 전산운영비가 적게 나타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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