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방위산업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Antimony)’의 미국 수출을 본격화하며 한미 전략광물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국내 기업이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고려아연은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톤을 앞서 15일 선적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것으로, 다음 달 중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수출은 앞서 1월 전략광물 공급망 차원의 대미 수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약 5개월 만의 성과로, 안티모니를 둘러싼 중국 의존 탈피 흐름에 대응해 미국 측 수요에 직접 응한 사례다. 수출 제품은 미국 내 안티모니 수입업체인 A사에 공급되며, 이를 통해 현지 방산 관련 기업 10여 곳에 유통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A사는 미국 방산 업계와 탄탄한 공급망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으로, 이번 1차 수출은 단기(스팟) 계약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장기 계약 체결과 함께 수출 물량을 월 20톤, 연간 240톤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올해 미국 수출 예정 물량은 총 100톤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안티모니는 ▲철갑 저격탄 합금 ▲반도체 제조 및 군사 전자 장비 ▲항공우주 솔더 합금 ▲잠수함 밸러스트 제조 등 고정밀 방산·산업용 소재로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안티모니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상 핵심광물 중 하나로, 납축전지·난연제·적외선 장치·방산품 등에 널리 사용되며, 미국·EU·중국 등 주요국이 전략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매장국이자 최대 생산국으로, 지난해 9월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안티모니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부각됐다.

미국은 지난해 안티모니 수입량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고려아연과의 공급 계약은 미국의 자원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부합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대미 공급 기반을 넓히는 한편, 새 정부의 자원 안보 및 경제 외교 전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총 3500톤의 안티모니를 생산했으며, 올해는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안티모니 판매량은 971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관련 매출도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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