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양 회장은 30여 년을 KB금융에 몸담았었고 9년 만에 KB금융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양 회장은 취임 당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양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는 호평이 나온다. 양 회장이 취임 시 제시했던 4가지 경영 방향에 따라 ‘양종희 호(號)’는 순항 중이다. 특히 양 회장은 상생금융, 글로벌, 디지털에 방점을 두고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취임 당시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 ‘상생금융’ 꾸준히 강조

양 회장은 가장 먼저 사회와 상생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는 취임 후 첫 대외 일정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 ‘희망2024나눔켐페인’ 출범식에 1호 법인 기부자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양 회장은 이웃사랑 성금 200억원을 전달했다.

KB금융은 지난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희망나눔캠페인’에 참여해 왔었다. 양 회장 취임 이후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상생의 의미를 더욱 키워 나가고자 전년도 기부액의 2배를 기부했다.

아울러 KB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올해 2월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에 직면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이자 캐시백을 시작으로 총 372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큰 지원 규모다. 민생금융은 공통 프로그램인 이자 캐시백 3005억원과 자율 프로그램 716억원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 고객 최고의 경험 선사 위한 내부통제 디지털화 추진

양 회장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KB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경험’은 ‘금융인의 품격 있는 영업’에서 시작되며 이는 고객과의 신뢰와 사고 없는 모범적인 금융기관이 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KB금융은 사기거래, 보이스피싱 등으로부터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금융사고 예방 및 불건전영업행위 사전 차단을 위한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지주 내부통제위원회’ 개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을 활용해 고객의 금융거래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직무에 대한 사전 검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KB금융은 내부통제와 관련한 주요 데이터를 시각화해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내부 통제에 대한 전 임직원의 경각심도 높일 계획이다. 또한 해외 선진 금융 기관에서 운영 중인 내부통제시스템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스템에 반영할 예정이다.

◆ 조직개편 단행, 리딩 금융 탈환

양 회장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 당시 영업을 우선하는 조직 구현을 위해 지주와 계열사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룹 운영체계를 균형 있게 재편했다.

신성장을 위한 전략적 우선 영역인 상생 경영과 디지털·인공지능(AI) 분야 등에 대해 지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사업 부문은 계열사 중심의 현장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글로벌, 디지털, 내부통제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중용, 조직 내 당양성에 중점을 둔 균형인사, 안정적인 세대교체 및 금융 불확실성 위기대응 위한 젊은 리더십(70년대생) 전면 기용, 조직 내 활력 제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비은행 계열사 핵심인재 발탁 등을 실시했다.

양 회장은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KB금융은 비이자이익 중심의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비용 관리의 결실로 2023년 4조6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대비 11.5% 성장한 것으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실적 성장이다.

이와 함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2022년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지위도 되찾아왔다.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역대 최저 수준인 약 41%로 낮췄다.

또한, 약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최근 높아지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관련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디지털 경쟁력 제고 나서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양 회장에 대해 “상생금융을 비롯해 글로벌과 디지털 측면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2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KB프라삭은행’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회장은 개회사에서 “캄보디아 내 지역간 균형 발전 그리고 상생과 공존의 레시피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고 함께 성장하겠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캄보디아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KB금융그룹 참관단이 참석했다. KB금융그룹 참관단은 차세대 디지털 신기술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모빌리티 기술과 서비스를 그룹의 다양한 사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양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내부 테크포럼에서 “IT와 디지털은 더 이상 은행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수단이 아니라 은행 사업을 최전선에서 이끌어야 하는 핵심부문”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IT와 디지털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그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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