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 AI 시장 규모 내년 17조
NH·KB증권, 전담조직 구축…AI사업 속도전

사진=NH투자증권, KB증권
사진=NH투자증권, KB증권

증권업계가 해외 시장 확대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AI 기반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고자 기술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관련 조직을 정비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증권업계의 AI 기반 체질 개선 원년으로 보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규모는 2019년 1조5000억원에서 2021년 3조2000억원으로 46.2% 증가했으며 내년엔 17조4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AI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 분야의 국내 AI 시장규모는 2019년 약 3000억원에서 2021년 약 6000억원으로 2배 증가했으며, 내년엔 연평균 38.2% 성장해 3조2000억원으로 시장이 커진다는 관측이다.

정부도 빠르게 확산되는 AI 시장 흐름에 맞춰 관련 정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을 바탕으로 금융권의 AI 활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같은달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 5대 증권사, 미래 먹거리 ‘AI’ 시장 선점 ‘사활’    

국내 5대 증권사는 이런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AI를 접목하거나 AI를 상담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등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금융당국이 생성형AI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10개 금융사에 선정되며 주요 증권사 가운데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7월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기반 ‘GPT뉴스레터’를 출시했으며, 이후 ‘차분이’, ‘배당주는 나무 AI’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AI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외부업체와의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분석부와 AI솔루션부에서 AI를 담당하고 있다. 빅데이터분석부에선 데이터 분석을 통한 AI기술 내재화를, AI솔루션부는 ▲로보어드바이저 및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 기획·구축 ▲AI기반 대내외 서비스 제공 등을 담당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데이터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고객의 데이터 및 다양한 외부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이를 토대로 금융투자분야에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에게 새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AI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KB증권은 생성형AI를 활용해 양방향으로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스톡(Stock) AI’서비스를 지난해 3월 증권사 최초로 MTS ‘M-able 미니’에 적용했으며, WTS ‘M-able 와이드’에도 같은해 5월 오픈했다. 스톡 AI는 연내 ▲투자분석 에이전트 ▲고객분석 에이전트 ▲투자전략 에이전트 등으로 세분화 구축해 내년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올해 1월에는 AI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생성형AI 그룹장 출신인 박재만 상무를 영입해 ▲AI 증권업무 에이전트 ▲상담지원 에이전트 ▲사내업무 에이전트 등을 개발 중이다. AI디지털본부는 현재 25명 내외로 운영 중이며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정부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AI 거버넌스 체계 수립을 진행 중”이라며 “위험관리 체계 등을 하반기까지 갖춰 AI 비즈니스 도입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데이터 분석 AI ‘AIOps’를, 한국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RA) 랩 상품을 추천해주는 ‘MY AI’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삼성증권 역시 AI 포트폴리오 추천 서비스인 ‘로보굴링’을 도입했으며, 퇴직연금 ‘로보일임 서비스’를 활용해 자동으로 퇴직연금을 운영 중이다. 또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AI를 활용한 특화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금융회사들이 AI를 본격 도입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AI 관련 규칙이 정리되면 증권사들이 AI를 활용해 업무를 더 빠르고 편리하게 바꾸는 일이 중장기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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