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창작자에게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 지원
클래식과 현대 미술 등 순수 예술 분야까지 후원 확장
해외 음악 유학생·국외 차세대 감독 지원
음악 교육과 공연 나눔으로 일상에 문화를
성과와 평가 모두서 두각 드러낸 선두 주자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문화보국 신념은 CJ문화재단 설립의 씨앗이 됐다.
이를 잇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돼야 한다”는 철학 아래, 젊은 창작자가 그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도록 토양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이 회장이 설립한 CJ문화재단은 CJ그룹과 함께 창작자의 도전과 꿈을 응원하며 문화 강국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문화·예술 분야에 총 863억원을 지원했고, 777명의 창작자를 발굴했다.
단순한 후원에 그치지 않는다. ▲스토리업Story Up ▲스테이지업Stage Up ▲튠업Tune Up 등으로 대표되는 5대 창작자 지원 사업은 금전적 지원을 넘어, 창작자 성장을 위한 맞춤형 인큐베이팅을 제공해 왔다. 시나리오 개발부터 무대 리딩과 제작, 앨범 유통과 해외 투어까지 창작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문화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CJ문화재단의 뿌리는 대중문화에 있지만, 그 지향점은 훨씬 넓다.
▲단편 영화 ▲창작 뮤지컬 ▲인디 음악 ▲순수 예술 ▲해외 문화 인재 육성까지. 이런 재단의 활동은 오늘날 한국 콘텐트 산업의 다양성과 깊이를 함께 견인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재단의 지원을 받은 젊은 창작자들이 국내외에서 쌓아 올린 성과 또한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스토리업이 제작을 지원한 단편 영화 ‘메아리’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라시네프La Cinef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전 세계 영화 학교 학생들의 단편 경쟁 부문으로, 한국의 신진 감독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는 가능성을 보여 준 상징적 사례다.
◆창작의 UP, 세상에 메아리치다
창작자는 창의의 시작점이다. CJ문화재단은 그런 창작자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꿈을 실현해 갈수록 우리 문화가 더욱 다채롭고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건강한 창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그중 스토리업은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 갈 신인 감독의 기획안을 발굴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차세대 영화감독이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주요 영화제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2년 스토리업 최종 선정작인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는 조선 파시대를 배경으로 한 보기 드문 판타지 사극. 한국적 미감과 음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평단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술에 취한 남성들에게 쫓기던 옥연이 수년 전 마을 영감에게 시집간 앞집 언니 방울을 금지된 숲에서 다시 만나며 숨겨진 진실에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기 제목은 ‘메아리의 숲’이었다. 장르적 특성과 야간 촬영 및 로케이션 특성 탓에 외부에서는 제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CJ문화재단은 현실적 제약보다 기획의 참신함에 주목해 이 작품을 최종 선정작으로 결정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스토리업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창의성, 제작 계획 등을 함께 평가하고, 무엇보다 멘토링을 통해 장래성이 돋보이는 창작자를 발굴하는 것을 지향한다.
선정 당시에도 “전래 동화적 색채와 여성 서사를 결합하려는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 “지문이 영상으로 구현될 때의 장면이 궁금해진다”는 평이 뒤따랐다.
CJ문화재단은 단순한 자금 지원에 머무르지 않았다. 시나리오 작업 초기부터 멘토 감독이 참여해 서사를 정교하게 다듬었고, 편집과 음향 등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멘토링을 이어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스토리업은 단편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문화 공헌 사업으로, 시나리오 개발부터 촬영, 편집, 출품까지 그 지원이 촘촘히 이어진다.
2010년 시나리오 작가 지원 사업으로 출발해 2018년부터 단편 영화 제작 지원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한 이래, 지금까지 202명의 창작자를 발굴하고 39편의 제작을 지원했으며, 총 61건의 영화제 수상과 초청 실적을 올렸다.
매년 최대 12명의 감독에게 시나리오 기획 개발비편당 100만원를 지원하고, 이 중 6명을 선정해 제작비편당 2000만원를 추가로 제공한다. 모든 과정에는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의 멘토링이 함께한다.
올해는 연출 역량 강화를 위해 멘토링을 기존 5회에서 6회로 늘리고, 국제 영화제 심사 경향에 맞춰 러닝 타임도 30분 이내에서 25분 미만으로 조정했다.
2025년 멘토 명단에는 영화 ‘파일럿’의 김한결, ‘잠’의 유재선, ‘대도시의 사랑법’의 이언희 감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소울메이트’ 민용근, ‘우리집’ 윤가은,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이 다시 한번 멘토진에 합류한다.
2021년에는 스토리업쇼츠를 론칭해 단편 영화와 관객의 접점을 넓혔다. 영화제 외에는 보기 힘들었던 단편 영화를 극장에서 정기 상영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뉴욕과 오타와 등 북미 도시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젊은 영화 창작자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들의 뛰어난 작품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테이지업은 공모 선정을 통해 뮤지컬 부문 창작자의 작품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담 프로듀서 매칭 및 전문가 맞춤형 컨설팅 지원에 이어, 리딩 공연, 성공적 시장 진출까지 K창작 뮤지컬의 성장을 단계별로 도모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3편의 작품 개발 과정을 지원했으며, 24편의 창작 뮤지컬이 본공연화 됐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2010), ‘풍월주’(2010), ‘아랑가’(2015), ‘붉은 정원’(2017), ‘라 루미에르’(2018), ‘라흐 헤스트’(2020), ‘벤자민 버튼’(2021), ‘홍련’(2022) 등 다수의 작품이 스테이지업 지원으로 탄생했다.
이 중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작년 10주년을 맞이했고, 올해 팔연까지 누적 공연 1000회를 넘기며 대학로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홍련’은 한국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국악과 록이 어우러진 한국형 록 뮤지컬로 주목받았다.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을 수상했다.
‘벤자민 버튼’은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정식 초연을 올렸고, ‘라흐 헤스트’는 2022년 초연 이후 2023년 재연, 올해는 삼연으로 오는 6월까지 관객을 만난다.
올해 스테이지업은 선정작수를 기존 3편에서 4편으로 늘렸으며, 기획 개발 실비와 리딩 공연 제작비 외에 창작 지원금 1000만원이 지급되고, 해외 진출 시 격려금 1000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과 대형 라이선스 공연 외에 최근 창작 뮤지컬도 약진하고 있다. 이같은 공연 산업의 변화에 맞춰 스테이지업도 창작 뮤지컬 발굴 장려와 그 지원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의 일환으로 CJ아지트 대학로 운영과 창작단체 부문 공모를 중단하고, 플랫폼 투입 비용과 제작 지원금을 창작자 직접 지원을 보다 확대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튠업은 음악계 진입이 어려운 인디 뮤지션을 대상으로 현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2년 동안 2개 앨범 제작비 최대 2500만원을 지원하고, 홍보 및 마케팅을 비롯해 ▲CJ아지트 광흥창에서 개최되는 기획 공연기획비 300만원·최대 3회 ▲500석 이상 규모의 중형 단독 공연대관비 전액·최대 2회 ▲2000석 이상 규모의 대형 단독 공연대관비 전액·1회 등 뮤지션 성장 단계에 따른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 단독 글로벌 투어 지원은 물론, KCON JAPAN과 LA를 비롯한 해외 대형 공연 진출 기회도 제공한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국내외에 소개하며, 국내 대중음악 생태계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10년 시작 이래 이진아(2012·9기)를 비롯해 멜로망스(2016·17기), 술탄오브더디스코(2016·17기), 새소년(2017·18기), 소수빈(2018·19기), 아도이(2018·19기), 죠지(2018·19기), 카더가든(2018·19기), 홍이삭(2021·22기), 김뜻돌(2024·25기) 등이 튠업을 거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지원 뮤지션수는 총 210명, 79개팀이다. 총 76장의 음반 발매를 지원했다.
대표적으로 튠업 21기(2020) 웨이브투어스가 총 26차례의 북미 투어를 성공리에 마쳤고, 24기(2023) 힙노시스테라피 또한 포르투갈, 체코 등 유럽 국가를 돌며 K인디 뮤직을 세계에 알렸다.
21기 설은 데뷔 7년 만에 자체 최대 규모의 공연을 열며 팬층을 넓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형 공연 부문에서 지소쿠리클럽과 크리스피가, 대형 공연 부문에서는 한로로와 홍이삭이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원금만 주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까지 함께한다며, 이러한 소통 구조가 튠업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재단은 고故 유재하의 예술 정신을 기리는 CJ와함께하는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2014년부터 공동 주관하며 실력 있는 신인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고 있다.
수상자는 대상 500만원, 금상 250만원, 은상 200만원의 장학금과 함께 ‘유재하 동문 기념 음반’ 제작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유재하 37주기,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의 35회째를 맞아 CJ문화재단과 CJ ENM이 tvN, 엠넷 등과 함께 이번 대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애썼다”며 “앞으로도 유재하음악장학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실력과 개성을 겸비한 신인 싱어송라이터가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흥창에 위치한 CJ아지트도 재단의 핵심 창작 지원 공간이다. 튠업과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수상자 등에게 이곳의 공간 지원이 제공된다.
2009년 개관 이후 2017년 녹음 스튜디오를 신설, 스탠딩 250석 규모의 블랙박스 공연장 및 1층 공연장과 연계해 홀 녹음이 가능한 튠업스튜디오가 구성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공연수는 총 545회, 누적 관객수는 6만 2052명2009년부터이다.
◆창작은 대중과 순수의 경계에서 자란다
CJ문화재단은 순수 예술을 더 많은 대중이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 환경을 조성하며, 한국 문화 산업의 기초를 다져 왔다.
1996년부터 화음챔버오케스트라를 꾸준히 지원해 온 것도 그 일환이다.
회화畵와 음악音이 어우러져 ‘화음畵音’이라 불리는 이 실내악단이 해외로 활동 무대를 넓히는 데에는 이재현 회장의 영향이 컸다.
당시 CJ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장기 후원이 “기부를 넘어 기업의 책임이라는 이 회장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최근 CJ문화재단은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한국 신예 연주자를 세우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예술나무포럼 개인 기부자들이 함께 후원한 공동 프로젝트다.
지난해 첼리스트 최하영의 데뷔 리사이틀에 이어, 오는 5월 2일에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2009년 와일리사이틀홀 무대 이후 16년 만에, 이번에는 잔켈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자문위원들은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한 탁월한 피아니스트”라며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 선우예권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우예권은 이번 무대에서 슈만의 ‘판타지’, 쇼팽의 ‘뱃노래’,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재단은 현대 미술 분야로도 지원의 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무대를 꿈꾸는 차세대 예술가가 실력과 동기를 갖추도록, 2016년부터 서도호 작가의 활동을 조명한 총 4편의 다큐멘터리‘별똥별: 집을 찾아’ ‘함녕전: 황제의 침실’ ‘서도호의 움직이는 집들’ ‘연결하는 집, 런던’ 제작을 지원해 왔다.
1기업1미술작가지원사업은 국내 우수 작가가 예술을 생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협력해 예비전속작가제지원사업 선정 작가 중 차세대 유망 작가에게 기업 후원을 연계하고 있다.
CJ문화재단은 협회 소개로 2021년부터 3년간 정정주 작가에게 총 1500만원을 후원했다.
재단이 미술가를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 작가의 작업이 빛과 공간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간 재단이 추구해 온 사업 취지와 잘 맞았다고 후원 배경을 설명했다.
2024년에는 전통적 감각을 현대적 기술로 재해석, 새로운 조각의 형태를 제시하는 오제성 작가와의 3년 후원 협약을 새롭게 맺었다.
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장은 “이 사업은 문화·예술의 먼 미래를 향한 큰 투자”라며 “세계 굴지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국내 작가에게 주목하고 있는 지금, 한국 현대 미술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무대는 세계, 다음 무대는 이들
CJ문화재단은 젊은 창작자가 세계 문화 산업의 다음 무대를 이끌 수 있도록 국적을 불문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무대는 세계”라는 것이 재단 측의 입장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대중음악 인재 양성 차원에서 관련 전공 유학생을 위한 CJ음악장학사업을 해마다 꾸준히 운영해 오고 있다.
이는 세계 유수 음악대학에서 공부하는 대중음악 유학생을 돕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장학 사업이다.
재단에 따르면 2011년 시작 이래 총 225명의 유학생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19년 버클리 음악대학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CJ프레지덴셜스칼라십을, 2023년부터는 한미교육위원단과의 협력으로 CJ-풀브라이트음악대학원장학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양적, 질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 중 버클리음악대학 부문은 전체 입학생 가운데 총장 전액 장학금 기준에 부합하는 성적 우수자 중 한국인 1명에게 연간 학비와 기숙사비 등 약 7만달러를 최대 4년간 후원하는 CJ프레지덴셜스칼라십과, 우수 유학생에게 연간 최대 1만 6천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하는 CJ뮤직스칼라십으로 구분된다.
해외음악대학원 부문에서는 학기당 5000달러, 연간 총 1만달러의 장학금을 최대 3년간 지급한다.
CJ-풀브라이트음악대학원장학프로그램은 한국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중 유일한 대중음악 장학 프로그램이다. 최종 선정된 장학생은 학업 성취도에 따라 최대 3년간, 12만달러의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해외 유학생 가운데는 치솟는 현지 물가 탓에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거나, 심지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고려해 실질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설계했다.
재단 관계자는 “재능 있는 대중음악 전공 유학생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 열중해 역량을 키우고, 글로벌 무대에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을 이어 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장르의 K팝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CJ문화재단은 뉴욕한국문화원과 손잡고 영코리안아티스트시리즈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인 차세대 공연 예술가의 성장과 국제 무대 진출을 함께 도모하기 위한 취지다.
그해 첫 무대는 맨해튼 더타임즈센터에서 열린 지혜리오케스트라의 재즈 빅밴드 공연이었다.
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이지혜는 CJ음악장학사업 출신의 실력파 아티스트로,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재즈앨범 부문 수상 이력이 있다.
한국인이 주도한 재즈 오케스트라가 미국 중형 규모 이상의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연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뉴욕한국문화원 관계자는 “뉴욕 내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CJ문화재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공연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인 신진 예술가들이 더욱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제2회 영코리안아티스트시리즈는 지난해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 극장에서 열렸다.
가야금 연주자 김도연과 그가 이끄는 밴드가 ‘한, 흥, 정’이라는 한국의 정서를 살린 멜로디와 그 에너지에 걸맞은 다채로운 리듬과 화성이 어우러진 실험적 공연으로 뉴욕 대중을 사로잡았다.
재즈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류다빈이 이끄는 류다빈밴드의 공연도 이어졌다. 류다빈은 2024 유니사국제피아노콩쿠르 재즈피아노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실력파 재즈 유망주로, 공연에서는 그가 직접 작곡한 음악을 위주로 선보이며 관객의 환호와 찬사를 받았다.
제3회 공연에서는 CJ문화재단 해외음악대학원 부문 장학생이자 라비니아국제작곡대회 한국인 최초 우승 경력을 보유한 차세대 재즈피아니스트 정지수가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클래식과 재즈를 정교히 교차한 독창적 음악을 선사했다.
CJ문화재단은 해외 청년 영화감독을 육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4년부터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함께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를 개최해 매년 5인을 선발, 시상 및 상금과 한국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양국 영화인의 교류 및 공동 성장을 유도하며, 지난해까지 총 4958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2018년부터는 CJ CGV 베트남과 협력해 한베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작지원사업도 시작했다. 총 15억동 규모의 영화 제작비를 제공하고, 1:1 멘토링은 물론, 완성작의 국제 영화제 출품 경비 역시 전액 지원해 왔다. 지난해까지 누적 지원 창작자수는 총 25명. 이 가운데 다수는 국제 영화제 초청과 장편 데뷔에 성공하며 베트남과 아시아 영화 산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한국계 영화 창작자의 해외 활동과 K무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자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손잡고 CJ & TIFF K스토리펀드도 조성했다. ‘미나리’의 정이삭,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을 잇는 차세대 감독을 발굴하고, 이들이 차세대 글로벌 감독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 취지다.
지난해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북미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국계 영화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영화 개발을 지원하는 이 펀드의 첫 수혜자로 조앤 모니 박과 로이드 리 최, 아롬 최 감독이 발표됐다. 총 3만 캐나다달러의 창작 지원금이 전달됐다.
해당 펀드는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2023년 출범했으며, 2026년까지 3년간 운영된다.
민희경 CJ사회공헌추진단장은 “칸,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4대 국제 영화제로 꼽히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북미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젊은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한국계 영화 창작자가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니타 리 토론토 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첫 선정자 3인에 관해 “한국 디아스포라의 복잡하고 미묘한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대담하게 담아낸 신선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재단은 단편 영화 상영회 스토리업쇼츠를 북미 지역에서도 전개하며 한국 신인감독의 국제 진출을 돕고 있다. 상영회는 뉴욕한국문화원과 주LA한국문화원, 주캐나다한국문화원까지 약 일주일간 개최됐다.
총 260여 명의 현지 업계 관계자와 영화 커뮤니티가 참여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각의 한국 영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북미뿐만 아니라 세계의 한국문화원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의 재능 있는 감독과 그들의 작품을 알릴 수 있도록 상영회를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나눌수록 배가되는 문화
CJ문화재단은 문화가 주는 즐거움을 사회와 나누며, 일상에 희망과 따뜻한 활력을 전하고자 한다.
때는 지난해 11월 3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는 ‘2024 CJ X 버클리 뮤직 콘서트-팝 모자이크’의 일환으로 버클리음악대학 교수진인 샤릭 하산과 클레어 림의 청소년 대상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이날 CJ도너스캠프 문화동아리 음악 부문 학생 30여 명은 공연 퍼포먼스 클리닉은 물론, 비트윅과 에이블턴 등 미디 프로그램과 장비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버클리 음악대학은 해마다 40개국 이상을 방문해 입학 오디션을 진행한다. 이 마스터클래스는 CJ문화재단과 버클리 음악대학이 2011년부터 함께해 온 CJ음악장학사업의 연장선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문화동아리는 CJ의 또 다른 비영리법인인 CJ나눔재단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 청소년 문화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협연에 이어, 음악 교육의 기회가 적은 청소년들을 위해 마스터클래스에 선뜻 참여해 주신 교수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CJ문화재단은 올해에도 마스터클래스를 이어 가기 위해 대학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재단은 아동과 청소년이 문화를 향유하는 일이 단순한 경험을 넘어, 미래를 밝혀 줄 소중한 권리이자 가능성이라 믿고 있다.
튠업음악교실은 튠업 뮤지션과 버클리 음악대학 및 해외 음악대학원 출신 CJ 음악 장학생이 특별 선생님 자격으로 청소년을 직접 가르치는 순환형 음악 나눔 프로젝트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강사수가 645명, 누적 학생수는 1944명에 이른다.
그중 나사로청소년의집 학생들은 튠업음악교실을 통해 향상된 음악 실력으로 레인보우 밴드를 결성, 활발한 음악 창작 및 퍼포먼스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다솜관광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CJ문화재단에 제공받은 악기로 방과후 수업을 받고 있다.
문화 체험에 있어 CJ문화재단과 CJ나눔재단은 각각 스테이지업찾아가는공연과 객석나눔을 전개 중이다.
스테이지업찾아가는공연은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청소년을 직접 찾아가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창작진과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등촌중학교, 문산수억고등학교,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를 찾아 뮤지컬 ‘앤’과 갈라 콘서트 ‘너의 꿈속에서’를 3회 공연했고, 약 850명의 학생이 관람에 참여했다.
이 사업의 누적 공연수는 총 32회, 누적 관객수는 8542명이다.
CJ나눔재단의 CJ도너스캠프 객석나눔은 2008년 시작돼 도서, 산간 등 문화 소외 지역 아이들에게 영화 및 무대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전해 왔다.
최근 CJ도너스캠프는 출범 20주년을 맞아 전국 지역 아동 센터 아동·청소년 2000명을 뮤지컬 ‘돈 주앙’에 초대하는 객석나눔을 진행했다.
CJ도너스캠프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의 문화 향유는 창의성, 사회성, 자아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만큼, 앞으로도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도 문화를 일상에서 즐기고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원의 기준이 되다
올 2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 재단의 후원 실적을 정량 지출 자료와 전문가 6인의 정성 평가를 바탕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CJ문화재단은 가장 크게 기여한 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성과는 수상 이력에서도 드러난다. CJ문화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가 주관하는 메세나대상에서 2008년 문화공헌상, 2010년과 2017년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8년에는 제67회 서울특별시문화상 문화예술후원 부문 본상을, 2021년에는 제40회 세종문화상 문화다양성 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재단 측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기회, 잘하는 것을 더 잘할 기회, 꿈을 실현할 기회, 그 기회가 모일수록 대한민국 문화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민지성 CJ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재단은 20년 가까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및 문화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창작자의 꿈이 더 넓은 세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들의 든든한 문화꿈지기 역할도 자처했다”며 “앞으로도 대중문화 소외 영역의 창작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K컬처 다양성에 기여하는 대표 문화 재단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문화 강국의 미래를 앞당기는 데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마이케나스] 목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집이란?
―금호의 목요일 밤은 언제나 아름답다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옆 예술관
―퍼슨 위드 디스어빌리티가 부르는 ‘효성의 꿈’
―엔씨소프트, 게임을 뛰어넘어 문화를 플레이하다
―재능교육도 안도 다다오도 있는 혜화동 그 길
―여의도동 34-8 신영증권 1층엔 비밀의 방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달항아리도 건축이 될 수 있을까?
―LG생활건강, 더후로 ‘반짝반짝’ 완성한 메세나 호혜성
―1년, 2년, 벌써 15주년…현대약품 아트엠 콘서트의 연륜
―“마음 별 나누는 곳”…이어령도 告한 신세계프라퍼티 별마당
―충북 음성에서 서울까지…한독, 창립 70주년 개관 60주년
―청조 이인희의 ‘청춘’, 한솔 뮤지엄산에서 꽃피다
―“발 빠른 신한카드”…새롭고 꾸준한 문화 오디세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이곳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
―샘표 메세나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네
―코오롱, 스페이스K로 마곡에 바람바람바람 일으키다
―예술을 만끽하고 싶은 날이면 현대백화점에 가야 한다
―스타벅스코리아, 예술과 전통과 인의의 별빛메세나
―햇살 같은 메세나…에쓰오일, 서울도 울산도 10년 이상이 기본
―예술이 걸리는 곳, 노루페인트 컬러 DNA가 숨 쉬는 곳
―박카스는 피로 회복, 동아제약 메세나는 문화·예술 회복
―29년째 부국제…부산은행, 향토 메세나로 수도권 도전장
―국악과 미술에 ‘더 기프트’, 메트라이프생명의 남다른 선택
―게임도 이제 문화다, 넷마블이 만드는 색다른 문화 판타지
―하트원에서 예술을, 뮤지컬에서 경제를, 이게 하나은행 풀코스
―대교, 눈높이 교육에 예술을 더하니 세상이 달라진다
―토닥토닥…예술로 힐링하는 바디프랜드의 특별한 선율
―롯데장학재단, 외손녀 장혜선 손끝에서 피어나는 신격호의 꿈
―‘클래식’한 면사랑의 맛, 나눈 만큼 깊어진 삶
―티켓값? 그런 거 몰라요…무료로 즐기는 ‘이건’ 클래식 축제
―워킹맘 꿈에 날개를…동서문학상이 건넨 희망의 커피 한 잔
―낮에도 저녁에도, 한화생명이 그리는 음악의 풍경
―사나이 울리던 농심, 바야흐로 전통문화로 인생을 울린다
―겨울, 가을, 봄, 여름… 파마리서치, GIAF로 강릉을 재생시키다
―좋은데이만큼 부드럽게 취한다…무학의 예술 이야기
―혁신은 연필 끝에서…스테들러코리아, 메세나를 리터치하다
―미술관이 환해졌다…삼화페인트공업이 칠했으니까
―‘메세나계의 에르메스’…진짜가 나타났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울려 퍼진 “라이엇코리아 만세!”
―포르쉐코리아, 두드림으로 깨어나는 꿈의 엔진
―이 건물, 태광이 지은 예술이다
―CJ가 일으킨 창작의 메아리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