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신규인가 예비심사 기준을 공개해 각 컨소시엄 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제4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컨소시엄(5곳)별 지배구조와 인가 배경 등 처한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제4인뱅 관련 컨소시엄은▲더존뱅크(더존비즈온‧신한은행‧NH농협은행‧DB손해보험) ▲한국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우리은행‧우리카드)▲유뱅크(현대해상‧IBK기업은행‧랜딧‧루닛‧현대백화점‧트레블월렛‧삼쩜삼)▲소소뱅크(35개 소상공인‧소기업, 위크스톤파트너스)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한국금융투자협동조합) 등이다. (편집자주)

신한금융지주는 더존비즈온이 추진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 ‘더존뱅크(가칭)’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지난해 국정감사(국감)에서 우회적 지배 및 인허가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이 제4인뱅 신규인가 예비심사 기준을 밝히면서 발목잡히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가 해소돼 차질 없이 출범을 준비 중이다.

현재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외형상 더존비즈온(32.5%) 신한은행(9.9%)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과 DB손해보험 등 대형 금융회사들도 참여 의사를 보였으나, 아직 보유지분을 확정하진 않았다.

◆ 더존비즈온 주주 신투證 SPC, 컨소시엄 들어간 신한銀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이끄는 더존비즈온은 사실상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거쳐 신한금융지주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

올해 3분기(7~9월) 더존비즈온의 주주현황(5% 이상 주주)을 살펴보면, 보통주 9.88%(311만552주)를 보유한 신한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 ‘신한밸류업제일차’가 최대주주인 김용우 더존비즈온 대표(21.51%, 677만1184주)에 이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한밸류업제일차는 지난 4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장외매수로 4차례 더존비즈온 주식을 매입했다. 신한밸류업제일차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가졌던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방식으로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더존비즈온에 31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재무적투자자(FI)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앞서 4월 보통주 622만1184주(20.48%)를 질권 설정했다. 사실상 최대주주의 보유 주식 대부분이 신한밸류업제일차에 묶인 것이다. 

또한, ‘지배기업에 따른 주주현황’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이 더존비즈온 우선주 1만2036주(1.1%)를 보유 중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통상 지분율에서 제외하지만, 여기에 보통주 지분율 9.88%을 더하면, 단순 수치상으론 신한투자증권이 더존비즈온의 지분 10.98%을 보유한 셈이다.

게다가, 신한투자증권의 또 다른 SPC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와 ‘신한더존위하고제이차’는 각각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72만2117주(65.93%), 36만1056주(32.97%)를 통해 더존비즈온 우선주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9년 더존비즈온이 4500억원 규모의 서울 중구 부영을지로빌딩을 매입할 때 진행한 유상증자에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하며 1500억원 자금을 보탠 조건으로 인수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물량이다. RCPS는 투자자가 요구할 때 보통주로 전환해줘야 하는 주식이므로, 신한투자증권이 더존비즈온에 언제든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은행법령에 따라 신한은행이 10% 가까운 더존뱅크 컨소시엄 지분을 확보하는 것까지 합산하면 더존비즈온을 둘러싼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지분은 20.86%로 추산된다. 두 금융사 모두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더존비즈온과 더존뱅크 컨소시엄의 지배구조 끝은 신한금융을 향하고 있다. 

자료=신장식 의원실
자료=신장식 의원실

◆ 신장식 의원실, 작년 정무위 국감서 ‘간접 지배구조’ 질의

신한금융그룹은 앞서 더존뱅크 컨소시엄 지배구조와 관련 우회적 지배력 행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신한금융이 참여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대해 질의했다.

당시 신 의원은 “관련 업계에서 제4인뱅에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설립한 더존뱅크가 유력하다는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 지배구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인사 중 한 명인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더존뱅크 설립을 주도하는 더존비즈온의 자회사 대표직을 맡았던 점을 언급했다. 신 의원은 “황 전 수석이 더존뱅크의 차기 행장이나 임원으로 온다는 말이 무성하다”며 “제4인뱅 선정에 있어 더존뱅크가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은행업권에서도 이를 두고 “사실상 신한금융과 주력 계열사가 인터넷은행 인가 플레이어로 나서는 것”이라며 “금융지주와 계열사들이 컨소시엄 지배구조에 간접적으로 녹아든 점은 법망에는 저촉되지 않지만,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나아가 “주요 은행 위주의 독과점 현상을 해소하려는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에 전략적투자자(SI)로 2021년부터 나섰고, 이후 다수 사업을 함께 했지만, SPC에 신한투자증권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인뱅 자체는 더존비즈온서 추진하는 사업이며 SPC를 만들며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을 주관한 것일 뿐 적극적인 주주행동이나 사업 참여를 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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