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우리은행 지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우리은행 지점.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현재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으로 동양‧ABL생명 인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최종 승인 권한은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있어 경영평가 등급 하향만으로는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지는 미지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위 결정을 확정하고, 이번 주 내로 금융위원회(금융위)에 결과를 통보하기로 구두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숙원사업’인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지 금융권 이목이 집중된다. 

경영실태평가(경영평가)는 2~3년마다 종합적인 경영활동을 파악하는 경영평가로 5등급으로 나눠 등급이 부여된다. 종합등급 4~5등급을 받으면 ‘경영개선요구’가 부과되며, 종합등급 1~3 등급이어도 자산건전성이나 자본 적정성 부문의 등급이 4~5등급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권고’를 요구받는다. 

최근 수년간 금융권에 횡령‧배임과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금감원 경영평가가 강화됐다. 평가 부문별 비중은 ▲자산건전성(25%) ▲자본 적정성(20%) ▲유동성‧내부통제(15%) ▲경영관리‧리스크관리(10%) ▲수익성(5%) 순으로 높다. 

이중 금융지주 경영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3가지 부문으로 분류된다.

이번 등급 조정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730억원 규모 부정대출을 포함해 2000억원에 달하는 부정대출, 금융사고 발생 이후 보고‧수습 과정에서 내부통제 실패를 근거로 리스크관리 부문과 잠재적 충격 부문 점수가 하향된 결과라고 알려졌다. 

지주사가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우리금융은 직전(2021년) 경영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지만, 이번 평가에서 3등급 이하로 하락하면 우리금융은 추진 중인 보험사의 자회사 편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다만, 경영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면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관련 인허가 심사는 금감원 은행감독국이 담당한다. 심사의 주요 내용인 건전성 평가는 금융지주의 경영평가 등급을 토대로 판단하는데 이는 은행검사국에서 살핀다. 결과적으로 인수‧합병(M&A) 승인에 대한 최종 답변은 감독국과 검사국 내용을 취합해야 한다. 

여기서 도출한 결과를 가지고 금융위가 최종 M&A 승인을 결정한다. 금융위는 오는 5월 정례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의결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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