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행장 공석…직무대행 안종혁 전무, 리더십 주목
내년 임기 만료 KB·신한·우리금융 회장 승계에 영향
수출입은행장 자리가 3개월째 공석인 가운데 후임 역시 내부 승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권 전반의 인사 기조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에 이어 수출입은행도 내부출신이 발탁될 경우 정책금융 기관뿐 아니라 시중 금융기관의 CEO(최고경영자) 선임 방식에도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희성 전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7월 퇴임한 이후 공석인 행장 후임으로 내부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는 “정책금융기관이 복잡한 국제금융 업무와 장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정책금융 ‘내부 우선주의’ 확산
산업은행이 이달 15일 박상진 회장을 설립 71년 만에 첫 내부 출신으로 발탁한 데 이어 수출입은행도 내부 승진이 성사될 경우 정책금융기관의 인사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과거 정부 출신이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온 관례에서 벗어나 조직 내부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기조로 전환되는 것이다.
윤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 창사 이래 첫 내부 출신으로서 법정자본금 25조 원 확충 등 성과를 거두면서 내부 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윤 전 행장이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며 조직 안정화에 성공한 것이 내부 승진론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수출입은행의 핵심 업무인 해외 PF와 수출기업 지원 경험을 갖춘 임원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 전 행장 체제에서 구축한 해외사업 역량과 자본 기반을 바탕으로 내부 출신 후임이 더 적극적인 정책금융을 펼칠 수 있다는 견해다.
현재 행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 운영을 이끌고 있는 안종혁 전무이사의 안정적 리더십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안 전무는 30여 년간 수출입은행에서 경영기획본부장과 혁신성장금융본부장 등을 거쳤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수출 회복세가 둔화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수출입은행의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시급한 후임 선임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수은 행장 선임은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에 따라 대통령 임명 사항이기에 당행은 별도로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임기만료 앞둔 금융권 인사 기조 변화
수출입은행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여러 금융기관장 교체가 예정돼 있어, 이번 정책금융 인사가 시중금융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내년 3월에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같은 해 11월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임기를 마친다. 통상 임기 만료 3개월 전 후임 선임 절차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부터 진 회장과 임 회장의 연임 여부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정책금융기관의 내부 승진 기류가 시중 금융지주사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만간 진행될 KB·신한·우리금융 회장 인사에도 이 같은 기조가 반영될지 관심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외부 인사가 조직을 파악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내부 출신은 즉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혁신’과 ‘변화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기관별로 선택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등 새로운 과제 대응하기 위한 전문성 확보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내부 승진이 자칫 조직의 경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선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한 시점에 내부 인력만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인사 결정이 앞으로 금융기관 인사의 척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정책금융기관의 변화가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에까지 영향을 미쳐 금융권 전반의 인사에 있어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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