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등을 상대로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총 3875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482건을 적발했다. 금융사별로 ▲우리은행 2334억원(101건) ▲KB국민은행 892억원(291건) ▲NH농협은행 649억원(90건)의 부당대출이 취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오전 금융감독원은 ‘2024년 금융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간 여러 금융회사를 상대로 진행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금융권 이목이 집중됐다.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과 관련해 기존 확인된 350억원 이외에 380억원 상당의 부당대출이 추가 적발됐다. 따라서 전임 회장 관련 사고액은 730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포함한 전체 부당대출은 2334억원에 달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일부 영업점에서 시행사와 브로커, 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감정가액을 부풀리는 식으로 부당대출이 실행된 정황이 포착됐다.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차주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정황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단기성과에 치중하고 건전성‧리스크관리의 경시와 온정적 조직문화 등으로 금융사고와 불건전 업무행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이 작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이어 끊이지 않는 대규모 금융사고로 신뢰 하락은 물론, 이제는 금융회사로서의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역량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IBK기업은행에서도 복수의 직원이 연루된 대형 부당대출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실한 내부통제와 불건전 조직문화는 특정 금융회사나 소수 임직원만의 문제가 아닌, 은행권과 금융권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임이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 ▲건전성‧리스크관리 강화 ▲조직문화 쇄신 등을 통해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관리상 취약점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감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안착, 여신・금융사고 관련 프로세스 강화, 은핵원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어 이사회가 회장‧경영진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맞서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기존의 건전성·리스크관리 체계를 훼손할 수 있는 편법・우회적 여신·투자에 대한 점검도 동반한다.
또한, 이번 검사 결과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조치를 취하겠단 계획이다. 나아가 지난해 정기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해 올해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첫 정기검사 대상은 BNK금융지주로 지목됐다.
이 원장은 “오랜 기간 누적된 불건전 조직문화 개선은 자율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금융사와 임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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