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환 회사채 잔액 70조원 ▲KB(61조원) ▲하나(50조원) ▲우리(36조원) 앞질러
저금리 발행 회사채 만기 도래→고금리 신규 채무 대체...잔액 크면 불리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의 금융비용 부담이 타 금융지주 대비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미상환 회사채 규모가 막대한 상황에서 차환 등에 따른 고금리 회사채 발행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조달비용이 늘어남은 물론이고, 대출 채권의 부실 위험 증가에 따라 건전성에 대한 부담도 가중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 누적 회사채 미상환 잔액 규모는 70조3089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 61조5087억원 ▲하나금융 50조1574억원 ▲우리금융 36조7052억원을 모두 앞섰다.

신한금융의 막대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고금리 상황속 금융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융지주들은 통상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최근 몇 년간 시장금리가 높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채무증권 중 고금리 회사채의 비율이 나날이 늘어난 것이다. 신한금융의 회사채 미상환 잔액 규모는 2021년말(70조468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70조3089억원)까지 70조원대에 머물렀다. 이 기간 과거 저금리 시기 발행된 회사채는 만기가 도래해 고금리 신규 회사채로 대체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 시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회사의 자금 운용 규모가 크다는 긍정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고금리 시기엔 이자 비용 문제가 더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3분기말 별도 기준 미상환 회사채 잔액은 ▲신한금융(10조2748억원) ▲신한은행(27조7578억원) ▲신한카드(21조6126억원) ▲신한캐피탈(7조3930억원) ▲신한투자증권(2조3500억원) ▲신한라이프(7706억원) ▲제주은행(1500억원)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은행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집중된 양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자금조달 비용 측면의 부담에 더해, 조달자금을 운용하는 측면에서도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부터 운용 대출채권 중 부실채권 비율이 빠르게 늘면서다. 이는 건전성 지표의 하락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재작년말 16.11%에서 작년 3분기말 15.60%로 0.51%p 낮아졌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설정한 금융기관의 청산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신한금융지주의 부실채권 부담은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낮은 충당금 적립률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말 신한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196.25%로 타 주요은행의 충당금 적립률 225~240% 수준보다 크게 낮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금리 시장환경에서 금융회사의 금융비용 증가와 건전성 측면의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는 양상”이라며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금리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