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일 오전 미국 기술주 급락에 영향을 받아 급락세를 보이며 4000선을 내줬다.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4.20포인트(3.74%) 하락한 3967.5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4055.47에서 출발했으나 낙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달 27일 장중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에 3900대로 밀려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3.5원으로 출발, 전일보다 5.6원 상승했다. 장중 한때 1446.3원까지 오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54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날(2조2280억원 순매도)에 이어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82억원, 3261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49억원 규모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간밤 뉴욕증시에선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2.04% 급락해 낙폭이 두드러졌고, 엔비디아는 AI 칩 ‘블랙웰’의 중국 수출 불허 재확인 소식에 약 4% 떨어졌다. 테슬라도 주요 주주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CEO의 천문학적 보상안을 거부한 여파로 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가 “앞으로 12~24개월 내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삼성전자가 4.77% 급락하며 10만원선을 밑돌았고, SK하이닉스는 5.63% 하락해 55만원대로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2.43%), 삼성SDI(-7.41%), POSCO홀딩스(-3.84%) 등 2차전지 관련주도 약세다.
자동차와 방산주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3.8%, 기아는 2.19%, 두산에너빌리티는 7.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96% 각각 떨어졌다.
반면 셀트리온(0.85%), 삼성화재(0.67%), 메리츠금융지주(0.53%) 등 일부 방어주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76%), 건설(-3.98%), 운송장비(-3.96%)가 큰 폭 하락했고, 통신(0.69%), 제약(0.17%) 등은 강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 관련주의 변동성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반도체 중심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76포인트(3.75%) 하락한 891.81로, 900선이 무너졌다. 지수는 919.28에서 출발했으나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1773억원)과 기관(60억원)이 팔자세를, 개인(1859억원)이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3.83%), 에코프로(-4.49%), 알테오젠(-2.73%), 펩트론(-4.60%), 에이비엘바이오(-4.77%) 등이 하락했으며, HLB(2.43%), 디앤디파마텍(4.65%), 오스코텍(0.53%)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