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發 디지털 머니 충격…국내 은행권 “우리가 먼저 선점하자”
디지털화폐 시대를 겨냥한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경쟁이 국내 은행권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가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아직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한국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겉으로는 공동 발행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이면에선 상표권 선점을 둘러싼 수 싸움이 본격화되며 ‘디지털 쩐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새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커 일상적인 결제나 송금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렵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 등 법정통화나 금 같은 실물 자산에 연동돼 급등락을 막는 것이 특징이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결제·송금·자산 보관 등 활용처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앞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디지털화폐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핵심 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 각국이 디지털 통화 경쟁에 속도를 내면서 결제 수단으로서의 신뢰성과 유통성을 갖춘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먼저 상용화하느냐가 금융 패권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은행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글로벌 이슈에 불을 지핀 건 블록체인 기반 송금 네트워크로 출발한 리플랩스(Ripple Labs)의 은행업 진출 움직임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2일 SNS 플랫폼 X(옛 트위터)를 통해 “리플이 미 통화감독청(OCC)에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업을 넘어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간 디지털 자산 기업들이 전통 금융의 핵심 영역까지 파고드는 상황에서 국내 은행들도 더는 관망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공백을 누가 먼저 메우느냐에 따라 디지털 화폐 생태계의 주도권이 전통 금융권에 남을지, 빅테크로 넘어갈지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 “결제 질서 바뀐다”…스테이블코인, 금융 주권 흔들까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내 은행들이 상표권 확보, 기술 개발, 공동 발행 구도 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을 논의 중이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수협, iM뱅크·케이뱅크 등 8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한편으론 회사별로 상표권을 독자 출원하는 등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적인 실험은 공동으로 하더라도, 고객 접점에서의 브랜드 주도권은 결국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KBKRW’ ‘KRWKB’ ‘KRWST’ 등 17건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BKRW, KRWB, KKBKRW, KRWKKB 등 12개를 출원했으며, 하나은행은 25일 ‘HanaKRW’ ‘KRWHana’ 등 16건, 신한금융은 26일 ‘KRWSHB’ ‘SFGKRW’ ‘SHKRW’ 등 21건을 등록했다. 이어 27일에는 IBK기업은행이 ‘KRWI’. ‘IBKKRW’, ‘IBKKRW’ 등 10개의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iM뱅크는 4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출원 상표는 'iMKRW', 'iMST', 'KRWiM' 등 총 12건이다.
지방은행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2일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정식 가입하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공동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OBDIA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제도화와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협의체다.
금융권 안팎에선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이번 경쟁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디지털 금융 질서의 재편”이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수수료 부담이 적고 빠르게 송금·결제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 통화 기능을 일부 대체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실제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출시된 뒤 1~2개의 주요 코인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경우, 해당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은 디지털 결제·송금 등 일부 금융 영역에서 한국은행에 준하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K-콘텐츠나 K-게임과 결합할 경우,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예를 들어 해외 팬들이 BTS 굿즈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게 된다면, 디지털 한류 확산과 통화영토 확대라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정흔 기자
-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속도에…미래에셋, 시장 선점 ‘시동’
-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디지털자산법 발의 환영…올해 내 통과돼야”
- ‘스테이블코인’에 집중하는 민주당...“외환거래 고려해 규제해야”
- NH농협은행, 소방·경찰공무원 대상 ‘히어로 패키지’ 출시
- NH농협은행, LIG넥스원에 1조5000억원 금융 지원
- KB국민은행, 퇴직연금 50조 원 돌파
- 카카오뱅크,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오픈
- IBK신용정보, 전국고용서비스협회 업무 협약
- IBK기업은행, 해군 창설 80주년 기념 특화카드 개발
- NH농협은행,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출시
-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10조 돌파…국민 4명 중 1명 사용
- 하나은행, 10년 이상 거래 고객 대상 이벤트
- 카카오뱅크, 세계 해킹대회 ‘데프콘 33’ 진출팀 후원
- NH농협은행, 지역화폐 NH포인트 연계 이벤트
- IBK기업은행, 중기 경영상황 내년부터 ‘호전’ 전망
- NH농협은행, 데이터 기반 기업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착수
- 은행 vs 빅테크, 스테이블코인 선점戰
- KB국민은행, 소상공인·청년 위한 포용 금융 확대
- NH농협은행, 대한적십자사와 ‘따뜻한 금융동행’
- BNK금융, 2분기 순익 27% 증가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고객 가치 제고 혁신 서비스 제공”
- 카카오뱅크, 상반기 순익 2637억원 ‘역대 최대’…14%↑
- iM뱅크 ‘찾아가는 이동점포’ 금융 사각지대 지원
-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액 4조 육박
- IBK기업은행, 중기 근로자에 ‘출산축하 바우처’ 20만 원 지원
- 케이뱅크, 비이자이익 개선에 2분기 순익 96% 증가
- 케이뱅크, 가상자산 법인계좌 100좌 돌파
- 하나은행, 폐업 소상공인 재기 지원…“맞춤형 포용 금융”
- iM뱅크, 외화 충전·결제 ‘iM 트래블 카드’ 출시
- 케이뱅크, 2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34%
- 업비트, 추석 맞이 비트코인 제공 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