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운영하던 ‘금융AI센터’에 이어 올해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솔루션 그룹 내 ‘AI 연구소’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금융AI부’ 신설로 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을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IT 거버넌스 개편’에 맞춰 기획 담당직원과 IT 전문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플랫폼 조직을 운영한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DT)을 넘어 AI가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AI 사업 현황과 계획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농협은행은 2018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NLP(자연어처리기술)와 STT(음성인식기술)를 결합한 ‘인공지능(AI) 콜봇’을 선보이는 등 ‘AI 콜봇’ 고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에서는 상담사, 영업점 직원, 고객의 상담 편의를 제공해 주는 ‘아르미AI’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응대 ▲상담 지원 ▲품질 관리 ▲빅데이터 분석 업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AI 상담도우미’는 상담사의 고객 응대 업무 지원을 위한 AI 시스템이다. 고객과 상담사의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STT(Speech To Text,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술)로 변환해 상담사 화면에 출력해 준다. 또한 AI가 상담사와 고객 간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필요한 답변 내용을 추천해 준다. 상담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챗봇에게 직접 질의도 할 수 있다.

‘아르미KMS’는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 상담 지식, 업무방법서, FAQ, 상품 등을 통합해 검색할 수 있는 위키 기반 검색시스템이다. AI 검색엔진을 통해 상담사 및 영업점 직원들은 간단히 모든 업무와 응대 메뉴얼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포탈 내 챗봇 시스템을 통해 질의 응답 서비스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AI 챗봇’도 운영하고 있다. ‘AI 챗봇’은 인공지능 기반 챗봇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질의에 대한 550만 가지의 답변을 제공한다. 현재 올원뱅크, 스마트뱅킹, 금고전자지출시스템 내에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콜봇’ 서비스도 있다. 농협은행은 ARS 대표번호(6개 회선) 내 기타상담, 콜봇전용번호, 80개 영업점 번호에 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전화하면 고객의 음성을 듣고 의도를 분류해 담당 업무의 상담사로 연결해주거나, 단순한 상담은 로봇업무자동화(RPA), 텔레뱅킹 등과 연계해 직접 처리한다.

‘AI 고객만족도조사’는 AI 콜봇을 활용한 고객만족도조사 자동화 서비스로, AI를 통해 고객에게 자동으로 발신하고, TTS(Text to Speech,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된 음성으로 고객에게 설문을 진행한 후 고객의 음성 답변을 다시 STT 변환해 설문을 진행한다. 설문 종료 후의 데이터 통계 추출 및 분석까지 진행하는 AI 자동화 프로세스다.

농협은행은 ‘AI 은행원’도 운영하고 있다. 30대 과장인 AI 은행원 ‘이로운’과 20대 계장 ‘정이든’은 영업점 내 안내와 상품 설명을 수행한다. 고객 대상으로 금융상품 설명을 보조하고, 카드 비대면 발급 등을 처리한다. AI 은행원을 자체 생성할 수 있도록 얼굴합성, 음성 및 입모양 구현 등의 AI 기술을 종합한 TTV(Text to Video, 텍스트 영상 자동 변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타 기술과의 연계 및 조합이 용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AI 기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각 기술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활용 모듈형으로 구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에서 2018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NLP(자연어처리기술)와 STT(음성인식기술)를 결합한 ‘AI 콜봇’을 선보였다”라며 “AI 콜봇의 점진적인 고도화를 바탕으로 2022년 12월 ARS 대표번호 서비스 중 기타상담(0번)에 AI 콜봇을 확대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기타상담 콜봇을 통해 일 평균 7000여 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히 그 중 빈번하게 들어오는 단순 서류 안내 및 SMS 발송업무 15개(연말정산 서류 안내, 모바일OTP 발급 안내, 공인인증서 재발급 방법 안내, 한도제한해지 방법 안내, 미사용계좌 해제 방법 등)에 대해서는 RPA 기능을 연동해 상담사 투입 없이 AI가 전화 상담부터 업무처리까지 완료하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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