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운영하던 ‘금융AI센터’에 이어 올해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솔루션 그룹 내 ‘AI 연구소’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금융AI부’ 신설로 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을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IT 거버넌스 개편’에 맞춰 기획 담당직원과 IT 전문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플랫폼 조직을 운영한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DT)을 넘어 AI가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AI 사업 현황과 계획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자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생성형 AI 사업 추진에도 힘을 쏟고 있다.

22일 KB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언어 모델 ‘케이비스타(KB STA)’를 통해 업무 처리 속도를 단축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비스타는 한글 문서에 대한 자연어 처리를 위한 도구다.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기반의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분석 정확도가 향상돼 다양한 영역에서 문서에 대한 분석 작업에 사용된다.

한글 형태소 분석, 고유명사 추출, 긍부정 분석, 핵심 키워드·문장 추출 등 다양한 언어 해석 기능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해당 기술로 주어진 질의에 적합한 문서나 문구 형태의 답변을 찾을 수 있는 검색 솔루션을 개발했다. 또한, 챗봇이나 콜센터를 통한 고객 문의에 대한 고객 의도 자동 분류 기능도 선보였다.

딥러닝 기반의 언어 분석은 언어 모델(PLM)을 사용하는데, 언어 모델을 사용하면 단어, 문장, 문서를 수치화해 표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유사도 분석 등 다양한 언어 분석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반 도메인의 언어 모델에 비해 금융 문서에 대한 분석 정확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내 직원 포털사이트엔 케이비스타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엔진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검색 단계의 50%를 단축했다.

또한, 법인 고객확인제도로 케이비스타가 적용된 인공지능 광학 문자인식(AI-OCR)을 통해 업무 처리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KB AI-OCR은 스캔된 문서나 촬영된 이미지로부터 문자를 인식하고, 해당 영역의 의미 정보(이름, 전화번호, 날짜, 주민번호, 기업명 등)를 분석해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지정된 위치에서 문자 이미지에 대한 패턴 매칭 방식으로 처리하던 기술에서 발전해 최신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보다 변형에 강하고 인쇄체 문자에 대해 사람의 인식 수준에 근접한 성능을 구현한다.

KB AI-OCR 기술은 금융권에서 처리하는 다양한 문서에 대한 내용 입력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응용 방식에 따라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형태의 준-자동화된 처리를 가능케 한다. 다양한 업무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로, 각 업무별로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공통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업무에서 빠르게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활용 중이다. 지난달 15건의 KB AI-OCR을 활용한 행내 서비스를 운영했다.

아울러 뉴스기반 시장컨센서스 사업도 추진 중이다.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금융 시장에 대한 전문가 의견들을 분석해 해당 토픽에 대해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는지를 분석한다. 국고채 금리 시장에 대한 의견을 분석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처리해 그래프로 표현하면 시장에서의 평가 의견을 추세화해 살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뉴스 문서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언급을 찾아내고, 이를 딥러닝 기반 분석 모델을 통해 상승·하락·보합·무관 등의 의견으로 분류해 통계 작업의 기반 정보로 활용한다. 주가지수전망, 금리전망, 환율전망 메뉴가 서비스되고 있다.

KB-GPT는 ▲KB 써치 GPT ▲챗 GPT ▲뉴스 GPT ▲DOC GPT ▲코볼(COBOL) GPT ▲sql GPT ▲AD GPT ▲RPA GPT의 8가지 GPT 기능을 선보인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금융 서비스 내 검색, 채팅, 요약, 문서작성, 코딩 기능을 모두 GPT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써치 GPT는 검색엔진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답변과 근거를 제공한다. 챗 GPT는 인터넷 뱅킹에서 제공하는 질문답변(FAQ)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변할 수 있다.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면 고객 질문에 대해 써치 GPT가 데이터에서 유사한 답변을 찾고, 이를 질문과 종합 분석해 챗 GPT가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뉴스 GPT는 검색어와 관련된 최신 네이버 뉴스 키워드와 요약문을 제공한다. doc GPT는 내부 사업 과제에 대한 검토 결과서 작성 등을 지원한다. 뉴스 GPT와 doc GPT 등을 활용하면 직원이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줄이는 등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 기술을 비롯한 신기술 적용과 빠른 대응을 위해 외부 업체를 통한 업무 처리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내부 자체 기술 개발 능력을 높여 보다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적용을 하고자 한다”며 “KB스타, KB AI-OCR, 마켓 센싱 모델 개발 등에 대한 기술 내재화를 했고, 이후 이미지, 음성, 영상 처리 기술에 대해 내재화를 진행하고자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생성형 AI 사업에 집중해 다양한 사업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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