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운영하던 ‘금융AI센터’에 이어 올해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도 디지털솔루션 그룹 내 ‘AI 연구소’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금융AI부’ 신설로 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을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IT 거버넌스 개편’에 맞춰 기획 담당직원과 IT 전문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플랫폼 조직을 운영한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DT)을 넘어 AI가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AI 사업 현황과 계획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우리은행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고객 성향, 행동 패턴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실시간 분석하는 ‘고객 행동패턴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2021년 출시했다. 이후 ‘AI 고객 상담 서비스’, ‘AI 뱅커’ 등을 통해 AI 사업을 점차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AI서비스는 고객의 나이, 직업, 라이프스타일 등 고객 성향과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실시간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후 AI 분석을 통해 추천한 상품을 전화나 LMS 등 비대면 채널로 고객에게 권유 시, 즉시 가입한 고객이 기존보다 네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 8월 선보인 AI 기반 시장분석시스템(딥 센싱)도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딥 센싱은 AI가 과거에 누적된 각종 시장·경제지표를 분석해 금융 시장을 전망하고 다양한 펀드 상품을 분석해 마켓 트렌드에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자산관리 분야 서비스로의 확장을 위해 자체 로보 어드바이저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마이데이터와 로보 어드바이저의 결합으로, 재무 설계와 자산관리를 통합 제공하는 차별화된 개인 자산관리(PFM)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11월 출시 예정인 ‘뉴 원(NEW ONE)뱅킹’ 내 탑재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 AI 상담 통합 플랫폼 운영, ‘AI 뱅커’ 구현

아울러 우리은행은 AI 상담 통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객센터에선 상담 업무를 지원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AI가 직접 고객과 통화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AI 고객 상담 서비스(AI 상담봇·챗봇)를 2021년 4월에 개발해 2022년 3월 오픈했다. AI 상담봇은 음성 기반으로, AI 챗봇은 문자로 사람과 대화한다.

‘인바운드 AI 상담봇’은 전화 상담시 AI가 먼저 응대해 고객 문의 사항을 파악해 전담 직원을 연결해주며 일부 단순 업무는 AI 상담봇이 안내한다.

기존 상담 직원이 스크립트 기반으로 수행하던 업무를 수행하며 ▲해피콜 ▲연체지원 ▲고객만족도 설문 등의 업무를 수행해 하루 1만 3000콜 이상, 월 27만콜 이상을 처리한다.

AI 챗봇은 고객의 단순 문의뿐만 아니라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등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오픈 이후 이용자 수가 9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고객 응답률은 96%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개인화 서비스 확대를 통한 AI 챗봇의 금융비서화를 추진 중이다. 자연어 인공지능 모델에 금융 도메인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뱅커’를 구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내 모델의 기능요건을 정의하고 특정 업무영역을 시범 구현해 향후 모바일채널 적용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올해 1분기 생성형 AI 기반 고객금융상담 서비스 출시

올 1분기부터 생성형 AI 기반 고객금융상담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2년 1월부터 생성형 AI 전담팀을 구성하고 기술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

또한, PoC(실증사업·Proof of Concept)를 통해 기술 경험과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양질의 금융 데이터를 학습한 ‘금융언어모델’을 자체 확보하고, 은행 업무 지식을 주입해 ‘업무처리 가능한 언어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선 적용되는 업무는 ‘맞춤형 예적금 상품 상담’과 ‘목돈마련 도우미’다. ‘맞춤형 예적금 상품 상담’은 고객이 원하는 가입 금액과 기간, 우대금리 등을 고려해 예·적금 상품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목돈마련 도우미’는 고객이 목표하는 금액을 마련하기 위한 최적의 상품을 제안해 주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연내 일부 직원과 고객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일반 고객은 올해 1분기 내 우리은행의 우리원(WON)뱅킹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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