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제동…매각 무산설 나와
임재택 사장 임기 이달 말 끝나…후임 대표이사 불투명

한양증권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 여의도 본사 전경.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이 새 주인으로 유력했던 KCGI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 탈세·탈루 등 의혹에 따른 세무조사 여파로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경영공백 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는 지난 11일부터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 개인 탈세 혐의와 KCGI 내부 세금 탈루 등을 조사받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조사는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KCGI는 지난해 9월 한양증권 지분 29.59%를 2204억원가량(주당 5만8500원)에 인수한다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분 매도자는 학교법인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다. 한양학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로 자금이 필요해 한양증권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올해 1월 금융당국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KCGI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5월까지 한양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금융당국 대주주 승인 조사기간은 통상 60일 정도다.

KCGI 측은 이번 세무조사가 한양증권 인수절차와는 무관하다는 분위기다. 금융위가 대주주 적격 대상으로 승인하면 곧바로 인수를 마무리 하겠단 입장이다. KCGI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세무조사는 당국에서 판단할 일이라 당사는 처분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금융위)승인이 나면 한양증권 인수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KCGI
사진=KCGI

◆한양증권 경영공백 우려…하마평 불투명

KCGI은 세무조사 악재에도 한양증권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양증권 인수를 발판삼아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양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여의도 본사 사옥과 안산 센터)도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는 한양증권 인수작업에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KCGI의 탈루 등 불법이 적발될 경우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사 대주주 적격 심사에서 공정성과 도덕성은 중요한 심사 대상이기에 탈세 의혹은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한양증권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을 뿐더러 경영공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은 이달 말까지 7년간 임기를 마치고 내달부터 다올투자증권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1일 이사회를 통해 임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다. 예정된 절차대로 선임이 된다면, 내달부터 한양증권 대표 자리는 공석이 된다.

당초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부회장)이 한양증권 대표로 가장 유력했으나 세무조사로 인해 불투명해졌다. 외부 영입이나 내부 승진도 거론되고 있지만 하마평에 오른 인사는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인수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던 거라 아직은 내부에서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임 대표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로 아직 남은 시간이 좀 있으니 (후임)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내부 유력 후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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