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메리츠증권 각각 약 1000억원 지원

강성부 케이씨지아이(KCGI)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강성부 케이씨지아이(KCGI)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마지막 관문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은 미루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CGI 측은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앞서 9월 19일 학교법인 한양학원(11.29%)과 백남관광 주식회사(10.85%), 에이치비디씨 주식회사(7.45%) 등 한양증권 최대 주주와 한양증권 지분 29.59%(보통주식 376만6973주)를 2203억6792만500원에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날 한양증권은 “향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후 최종적으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금융위에서 미승인 될 시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한양증권 인수 딜을 위해 오케이(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1000억여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금융투자 업계에선 KCGI가 10월 중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11월 중순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KCGI는 당국에 심사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마치는 것이 원칙이기에 심사 신청 여부에 주목된다.

해당 심사는 자료 보강 요구 등 심사 과정에 따라 심사가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나서기 전 인수 주체 측과 여러 차례 교류하며 신청 시기를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1000억 지원’ OK금융그룹, 대주주 적격성 심사 변수 작용하나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인가 조건을 충족하고자 계열사 대부 자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다.

대주주 적격성을 통과하려면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을 비롯한 금융 관련 벌금형 이상 사건이 없어야 하는데, 이번 인수 딜에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OK금융그룹의 공정위 조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9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부실채권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부분도 우려되는 점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단에서 담당하는 사항이라 더 이상 답변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인수 주체인 KCGI의 김태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검토하고 준비할 것이 많아 단기간 내 신청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절충한 사항은 없다”며 “자료 승인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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