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5년 후 엑시트 고려...기업가치 성장 매우 큰 기대”
vs “엑시트 사례 다수는 행동주의 앞세운 기업 허점 공략” 비판도
반도체 전공정 검사 장비 기업 넥스틴이 자산운용사 KCGI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됐다. KCGI는 넥스틴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박태준 넥스틴 대표이사와 공동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KCGI가 그간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엑시트(투자금 회수)의 소재로 활용하거나, 인수 CB를 장내매도했던 전례를 들며 단순히 건전한 밸류업을 통해 돈을 번 이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전거래일(21일) 코스닥 상장사 넥스틴의 최대주주인 에이피에스(APS)와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APS가 보유한 143만2030주(13.93%) 중 135만주(총발행주식수의 13.1%)를 약 1006억원에 취득하게 되며, 1주당 가액은 7만4525원으로 책정됐다. 잔금 납입일은 다음달 31일이다.
이에 더해 유상증자 납입에도 참여한다. KCGI는 약 1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취득하는데, RCPS 전량 전환시 13만4183주의 신주가 발생한다. 주식양수도계약을 포함한 희석후 지분은 148만4183주(14.2%)가 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KCGI는 넥스틴의 대주주로 올라선다. 다만 APS의 특수관계자 박태준 대표를 포함한 기존 최대주주 측 합계 지분(스톡옵션 포함)인 196만1302주(희석후 지분율 18.93%)를 넘지는 못해 실질적으로는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KCGI는 박태준 대표와의 공동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방침이다.
KCGI는 이번 투자의 근거로 넥스틴의 성장 잠재력을 손꼽았다. KCGI 측은 “넥스틴은 공정 미세화와 수율 확보가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업계 리더인 KLA와 유사한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며 “경쟁사 대비 낮은 장비가격으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철 KCGI 부대표는 “엑시트 시점은 5년 후 정도로 잡고 있다”며 "밸류업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KCGI의 지난 투자 이력을 근거로 볼때, 단순히 투자대상 기업의 본질적인 밸류업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CGI의 앞선 투자 사례 중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우처럼 실제로 업황 호조에 힘입어 기업 밸류업과 성공적인 엑시트를 동시에 달성한 경우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경우 행동주의를 앞세워 지배구조 측면의 허점을 노리는 엑시트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칼을 대상으로 경영권 분쟁에 나서는가 하면, 상폐 및 정리매매를 앞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황을 이용하는 등 본질적인 밸류업과 무관한 엑시트 사례가 많았다”며 “CB를 장내매도 하는 등 기업의 주가하락을 직접적으로 야기하는 엑시트 전략을 채택한 전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넥스틴은 KCGI가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직후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3.84% 하락한 6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