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손잡고 공개매수에 3.1조원 투입
주당 83만원으로 최대 18% 지분 확보 예정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이 최대 3조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해 영풍·MBK파트너스 진영에 대항하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다. 우군으로는 재무적 투자자(FI)인 베인캐피탈이 가세했다.

2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와 관련한 안건 등을 의결했다. 지난달 19일 영풍 측이 고려아연 경영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이 전부 기각되자, 즉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기주식 취득결정 및 주식소각 결정 등 안건을 논의한 것.

이에 고려아연은 오는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앞서 MBK와 영풍이 제시한 75만원보다 8만원 높은 수준이다.

고려아연이 매입할 예정인 주식수는 최대 약 320만주(15.5%)이며, 여기에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서 지분 2.5%를 확보해 공개매수에 힘을 보탠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 연합이 공개매수하는 지분은 최대 18%이며, 이를 위해 두 회사가 투입하는 자금은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고려아연 이사회에서는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방안도 함께 의결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MBK와 영풍이 적대적 공개매수를 통하여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는 경우 고려아연의 미래는 없다. MBK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 결국 고려아연을 중국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이러한 결과를 방지함으로써 비철제련 세계 1위의 토종기업으로서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고자 한다”라면서 “이 위기를 반드시, 그리고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풍은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진들을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