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속 경매 시작가 대비 약 6배 ‘껑충’
“제4이통 자격 의미 크다...사업성 충분”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31일 오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속개된 31일 오전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잇는 네 번째 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가 선정됐다. 업계 경쟁을 촉진하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반면, 낙찰가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에서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1일 저녁까지 진행된 경매 끝에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았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4301억원의 가격을 써내면서 경쟁 상대였던 마이모바일을 제쳤다.

4000억원을 넘긴 최종 낙찰가는 당초 업계가 내다봤던 1000억원 안팎의 예상 낙찰가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31일 5일차 경매까지 총 50라운드가 진행됐음에도 결판이 나지 않았고, 이후 진행된 밀봉입찰을 통해 최종 승자가 가려졌다.

승자가 된 스테이지엑스는 최근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알뜰폰(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다. IT 기반 기업들과 함께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8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하고, 국가차원의 5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이로써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차례에 걸쳐 실패했던 정부의 제4이동통신사 선정기는 8번째 도전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다만 주인공이 된 스테이지엑스가 시장에 어려움 없이 안착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스테이지엑스가 낙찰받은 28㎓ 주파수 대역은 기존 3.5㎓보다 통신 속도가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아 더 많은 기지국을 촘촘하게 세워야한다. 비용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의미다. 당초 이동통신 3사가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것 역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저 경쟁가를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낙찰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게 설정했으나, 공교롭게도 최종 낙찰가는 2018년 경매에서 이동통신 3사가 낙찰받은 2000억원대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스테이지엑스 측은 “단순 입찰가를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제4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 28GHz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기술, 그리고 부가가치를 반영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경매가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테이지엑스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그리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는 3년간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조치를 이행해야만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28㎓ 대역이 가진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교·병원·경기장·공연장·공항 등 유형별 선도기업 및 단체에 우선 구축하고, 충분한 실증 후 이를 확산하는 형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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