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주식 발행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연도별 주식 발행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지난해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늘어난 반면, 주식, 기업어음(CP), 단기사채 발행은 줄었다. 특히, 지난해 기업공개(IPO)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에 대한 기저 효과와 함께 상장을 연기·철회한 오아시스, 서울보증보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과 회사채 공모발행액은 245조 6682억원(주식 10조 8569억원, 회사채 234조8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조935억원 20.1% 증가한 반면,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발행액은 총 1263조 9849억원으로 전년(1550조 1075억원) 대비 286조 1226억원(1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발행만 놓고 보면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IPO 및 유상증자 발행금액이 함께 줄어 전년 대비 50.5% 감소했다. 총 184건, 10조 8569억원으로, 2022년(174건, 21조 9408억원) 대비 11조 839억원 줄었다.

기업공개는 총 119건으로 3조 599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2022년(115건, 13조3515억원) 대비 4건 증가했으나, 9조 7518억원(73%)이 감소했다.

시장별 공모규모는 코스피(5건) 9962억원, 코스닥(114건) 2조 6035억원이다.

이는 대어급 기업의 상장 일정 지연으로 건당 평균 공모규모(302억원)가 2022년(1161억원) 대비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영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증권발행제도팀장은 “지난해 IPO를 비롯해 시장이 좋은 것처럼 보였으나, 2022년 대형 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기저효과로 발행실적이 줄었다”며 “서울보증보험이나, 오아시스 같은 조 단위 IPO가 연기되거나 철회됨에 따라 전체적인 규모가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는 총 65건, 7조 2572억원으로 2022년(59건, 8조 5893억원) 대비 6건 증가했으나, 조달금은 1조 3321억원(15.5%)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16건) 5조 2659억원, 코스닥(43건) 1조 6928억원, 코넥스(1건) 314억원, 비상장사(5건) 2670억원 등이 발행됐다. 

이 팀장은 이어 “유상증자 발행 규모가 15.5% 줄었는데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 환경이 안 좋다보니 시설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실적은 총 4288건, 234조 8113억원으로 2022년(3382건, 182조 6339억원) 대비 52조 1774억원(28.6%) 증가했다. 채무상환, 운영자금 수요 등의 증가로 일반회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모두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CP‧단기사채  발행액은 1263조 9849억원(CP 408조 4856억원, 단기사채 855조4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조 1226억원(18.5%) 줄었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단기 조달 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연도별 회사채 발행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연도별 회사채 발행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일반회사채 446건, 43조 2809억원으로 2022년(325건, 30조 3730억원)보다 12조 9079억원 (42.5%)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안 요인들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진 영향이다.

AA등급 이상 우량물의 비중이 75.5%에서  79.4%로 상승했다. 기업의 장기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 확실성에 따라 AAA부터 D까지 총 10개 등급이다. 여기서 AA급 이상은 우량채로, A급 이하는 비우량채로 분류된다.

금리인상 우려로 중장기채에 대한 투자 수요는 감소한 반면, 1년 이하 단기채 비중이 1%에서 4.7%로 3.7%p 높아졌다. 주로 채무상환 목적 위주로 발행됐다.

금융채는 2810건, 174조 1280억원 규모로 발행돼 2022년(2209건, 138조 328억원) 대비 36조 952억원(26.1%) 증가했다.

금융지주채(69건, 9조 4410억원)는 전년 대비 19.2% 감소했다. 은행채(383건, 71조 9078억원)와 기타금융채(2358건, 92조 7792억원)는 2022년 대비 각각 38.1%, 24.9%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 예금 상품 만기 도래, 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어 은행채 비중이 37.7%에서 41.3%로 상승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032건, 17조 4024억원으로 전년(848건, 14조 2281억원)보다 3조 1743억원(22.3%) 증가했다. ABS는 기업,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대출채권이나 매출채권, 부동산 기타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기반으로 증권을 발행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ABS 가운데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신용을 보강해 발행하는 P-CBO(프라이머리-CBO)는 총 74건, 4조 8995억원으로 전년(68건, 5조 127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기업어음(CP) 발행액은 408조 4856억원으로 전년(427조 5946억원) 대비 19조 1090억원(4.5%) 줄었다.

금융사‧일반기업 등이 발행한 일반 CP는 234조395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프로젝트파이낸싱-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은 29조8261억원, PF 이외의 자산(미수금, 회사채, 정기예금 등)을 기초로 발행한 기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144조 2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7%, 0.2%, 10.8% 줄었다.

지난해 단기사채 발행액은 855조 4993억원이다. 2022년(1122조 5129억원)과 비교해 267조 136억원(23.8%) 감소했다.

PF-AB 단기사채는 153조 7552억원, 기타 AB 단기사채는 119조 2730억원, 일반 단기사채는 582조 4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6%, 12%, 28% 줄었다.

이주영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증권발행제도팀장은 “올해 IPO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달 들어 전년보다 많은 IPO 증권신고서가 제출된 것으로 안다”며 “만기에 도래한 CP 물량이 많은데 시장에서 소화가 다 될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고,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된다면 기업은 리파이낸싱(차환)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P 단기사채 잔액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CP 단기사채 잔액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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