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현장 체험 결과, 최대 18% 혜택 확인
전국 확산하는 지역화폐, 지역경제 활성화 새 동력으로 부상
막대한 예산 투입 효과 vs 재정 부담, 지속가능성이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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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도입한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진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청주페이, 경주페이, 영광사랑카드, 강릉페이 등 주요 지역화폐 현장을 직접 체험한 결과, 최대 18%에 달하는 파격적인 혜택과 높은 사용 편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비 지원 확대로 인센티브 대폭 상향

9월부터 중앙정부의 지역화폐 국비 지원이 기존 2%에서 8%로 6%포인트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인센티브가 크게 확대됐다. 청주페이와 강릉페이는 기존 7~8%에서 13%로, 착한가격업소에서는 최대 18%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청주페이의 경우 월 최대 사용금액 30만원 기준으로 기존 2만1천원에서 3만9천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가계 지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관광객도 차별 없는 혜택 제공, 지역별 특화 서비스도 눈길

지역화폐의 가장 큰 변화는 관광객에게도 지역민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온라인 신청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전국 어디서든 우편 배송이 가능하다.

강릉의 경우 펜션부터 편의점, 주유소, 택시까지 사용처가 광범위해 ‘사용할 수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경주 역시 황리단길과 주요 관광지 주변 상가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어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높았다.

각 지역은 고유한 특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청주페이는 온시장(전통시장 배송 서비스)과 청주페이플러스샵(소상공인 온라인몰)을 연계해 온라인 결제까지 지원한다. 영광군은 각종 정책수당을 영광사랑카드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청주시는 옥화자연휴양림 등 체류형 관광지 평일 숙박객에게 결제액의 30%를 환급하는 관광 특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여전한 한계와 과제…지속 가능성 확보가 관건

높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확인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흥업소 등은 사용이 제한되며, 국공립 기관에서는 제도 취지상 사용할 수 없다. 일부 관광지 입장료나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특히 고령층의 낮은 인지도와 사용법 미숙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한 택시기사는 “소비자와 업주 모두 인식이 부족하고 사용법 안내가 모자라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사용처 확대도 시급한 과제다. 강릉페이의 경우 ‘땡겨요’ 등 배달앱과 연계하고 있지만 입점 업체 수가 적어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지역화폐의 성과는 분명하다. 청주시는 2024년까지 1566억원을 투입해 2조원의 지역 내 소비를 이끌어냈고, 투입 예산의 13배 효과를 거뒀다. 영광군은 카드 보급률이 전남 최고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막대한 인센티브 지급 비용은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청주시는 월 예산을 기존 13억원에서 7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고, 내년부터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에 따른 국비 지원 의무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제도 운영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단순한 할인 혜택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진흥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앞으로 사용 편의성 개선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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