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금융, 국내 은행업 진출...방카슈랑스 확대 기대감
푸본현대생명이 최근 영업 채널 강화를 위해 외부 인력을 수혈한 가운데, 모기업인 대만의 푸본금융그룹의 은행업 진출로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은행은 내달 서울 여의도에 서울 사무소를 개소하고 국내 은행업에 진출한다. 이후 지점으로 전환해 여·수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푸본현대생명은 푸본은행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새로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보하고,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은 푸본현대 생명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린 셈이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로,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고객은 은행 거래와 함께 보험 가입을 한곳에서 할 수 있고, 보험사는 은행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푸본현대생명의 대면 채널 초회보험료 가운데 금융기관보험대리점(방카슈랑스 포함)의 판매 비중은 87%(5155억원)에 달할 정도로 방카슈랑스 영업에 대한 중요성은 커진 상황이다.
방카슈랑스에 대한 판매 규제가 완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은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중을 기존 25%에서 33%(생보사 기준)까지 확대한 바 있다.
다만, 푸본금융그룹이 영위할 은행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된 바가 없다. 이에 따라 방카슈랑스 채널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적자 탈출 시급...보장성보험·채널 다각화 나서
푸본현대생명은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강화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중장기적으로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푸본현대생명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40억원(2023년 1105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725억원의 손실을 내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푸본현대생명은 영업 채널 강화와 신상품 출시를 통해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 등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인재도 영입했다. 최근 GA 채널 영업 총괄에 ‘영업통’인 정진욱 전 오렌지라이프 전무를 선임해 채널 다각화에 나섰다.
이 같은 전략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와 GA 채널을 중심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며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2억원의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저축성 보험을 중점으로 판매했던 생보사들이 수익성을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림과 동시에 영업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됐다”며 “모기업의 은행업 진출이라는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성장 기반 마련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