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서 의무휴업·가맹사업법·배달수수료 제재 담아
‘한중 관계 회복 기대’…면세·호텔 등 반사이익 기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소비심리 회복 국면 앞둬

4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한 가게의 TV 화면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생중계로 방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한 가게의 TV 화면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생중계로 방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에서는 걱정과 기대가 겹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이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반면 한중 관계 회복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을 살펴보면 유통업계와 관련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및 외부 결제 차별 금지 ▲가맹점주와 온라인 플랫폼 입점사(셀러) 단체등록 및 단체협상권 부여 등이 있다.

소상공인의 입지 강화에 맞춘 배달앱 플랫폼 중개 수수료 제도는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공약에는 배달앱 간 중개 수수료 차별 금지와 수수료 상한제의 법제화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그간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자율 규제와 업체 간 합의가 기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배달앱 상생협의체를 통해 상생안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최대 수수료율을 법으로 고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정부가 제한하는 것은 시장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가맹사업법 개정도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해 가맹본부와 협상하는 의무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가맹본부는 협의 요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는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자율이 아닌 법적으로 협의가 이뤄지는 만큼 가맹본사는 시정명령이나 고발을 당할 수 있다.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강화도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옮기고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 제한을 5년 더 연장하는 안을 밀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 시장과 골목상권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목표다.

해당 정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 여부와 함께 중국계 이커머스 등 외국 경쟁사에게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규제 강화와 달리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한중 관계가 회복돼 유통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패션, 뷰티, 면세, 호텔 업계가 수혜 업체로 지목된다.

이전부터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안정적인 관리를 강조해왔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이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주요 언론은 이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비중 높게 전하고 있다.

중국의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새롭게 출범한 한국 정부가 중국과 관계에서 보다 균형잡힌 외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는 한국 및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이로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다른 관영언론 신화통신도 “이 대통령은 선거 전부터 한국 외교 정책을 이전 정부의 가치외교 중심에서 벗어나 실리외교로 전환하겠다고 주장해 왔다”며 “중국 및 러시아와 경제적 상호 의존성과 지리적 인접성을 강조하며 두 다라와 관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해 왔다”고 했다.

한중 관계가 회복된다면 그간 막혀있던 수출길이 풀릴 수 있다. 올해 3분기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 수출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내수 소비심리의 회복도 기대된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4월(93.8)보다 8.0p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 폭은 지난 2020년 10월(+12.3p) 이래 가장 높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101.8)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로 지난해 12월 계엄 당시의 88보다 대폭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극심한 소비심리 위축을 경험했다”면서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된 만큼 소비심리가 회복된다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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