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금융사고 13번 공시…피해액만 858억원 육박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홍역을 치뤘던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금융사고 0건을 기록했다.
12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연초부터 이달 9일까지 1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피해 금액은 총 857억9900만원으로, 올해 상반기 만에 작년(1774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하나은행(5건, 448억4500만원) ▲국민은행(4건, 110억9800만원) ▲NH농협은행(2건, 221억5100만원) ▲신한은행(2건, 37억500만원)이다. 은행들은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부터 알리고 있어, 공시되지 않은 소액 금융사고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신뢰 회복' 외쳐온 정진완 우리은행장, 쇄신책 통했다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올해 금융사고를 공시하지 않았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잃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편 쇄신책을 통해 내부통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 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를 이뤄야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외쳤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하는 것 ‘신뢰’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고객 중심’ ▲바꿔야 하는 것 ‘혁신’ 등 세 가지 핵심 경영 방침을 확립했다.
우리은행은 신뢰 회복을 향한 첫 걸음으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분석시스템(AI-FDS)은 물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과정에서 시나리오 기반 부정거래 검사시스템 FDS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FDS는 고객의 금융서비스에서 얻게 되는 접속정보, 거래내역·패턴 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탐지해 이상 금융거래를 확인하고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단순 대규모 입출금·결제 등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이 제출한 허위 증빙자료, 은행 창구의 편법·편취까지 사전에 잡아내는 방식으로 고도화되는 추세다.
또 내부에 뿌리박힌 계파문화를 청산하고, 임직원 보상을 강화한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로 조직 쇄신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은행의 투명한 경영은 금융사고 예방의 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개선책이 기반돼야 한다는 정 행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양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오는 일종의 관례가 자리 잡혀 있을 만큼 파벌의 뿌리가 깊다.
우리은행은 1월 인사카드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구분을 삭제하고, 옛 상업·한일은행의 퇴직직원 동우회를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달(4월) 업무 능력과 무관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정 행장은 1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조직의 썽과·목표 달성에 기여한 임직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이행했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은 사내 상을 많이 받은 직원을 ‘우리 크라운’, 어려운 자격증을 많이 취득한 직원을 ‘우리 엘리트’로 선정해 파격적으로 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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