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신탁, 주요 계열사 중 나홀로 ‘적자’
지난해 3210억원 손실…4년간 순이익 합산보다 커
지주 “당분간 흑전 어려워…공매 가능성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의 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일각에선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침체 현상이 앞으로 10년 더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신탁사들의 주요 사업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쏠린 만큼 이들이 어떻게 수익 제고에 나설지 주목된다.
25일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주요 자회사 중 당기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곳은 신한자산신탁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말 기준 3210억원 손실을 냈다. 신한자산신탁은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적자 전환했다.
최근 5년간 당기순이익은 ▲2020년 460억원 ▲2021년 770억원 ▲2022년 740억원 ▲2023년 530억원 ▲2024년 -3210억원이다. 지난해 손실 규모는 지난 4년간 순이익을 합한 수치(2500억원)보다 크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된 점은 건전성 측면의 부담요인”이라며 “부동산PF의 경우 금융당국 주도의 건전성 분류 강화와 경공매·채권 상각이 진행 중으로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9년 5월 2일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 2022년 5월 16일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화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1000억 차입 ▲5월 1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인수 ▲10월 1000억원 유상증자, 5백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인수 등을 통해 총 3500억원 유동성을 확보했다.
신한투자신탁 대여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500억원이다. 대여금에는 신종자본증권 투자액이 포함돼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건설 경기가 악화하며,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고 있어 신탁사들 실적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며 “중소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확약 신탁을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탁사가 자기자본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고스란히 자체 비용으로 인식돼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진행 중인 사업에서 대손충당금(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대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많이 쌓아놨기에 추가적으로 충당금이 크게 발생할 만한 사안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신한투자신탁이 당분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정세 불안과 환율 급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손실을 감소할 정도의 턴어라운드(전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손실액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행하는 게 무의미한 상황이 된 사업의 경우 공매를 진행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