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위기’ 롯데그룹, 롯데렌탈 매각 추진설
“사실 무근” 입장에도 매각 가능성에 주가 급등
하루 만에 주가 5% 상승…향후 주가 변동성 주목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사진=롯데렌탈

롯데그룹이 최근 재무 건전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사업구조 개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핵심계열사 중 한 곳인 롯데렌탈의 매각 추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장 롯데그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으나 매각 가능성을 두고 롯데렌탈의 주가가 요동쳤다.

22일 매일경제는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매물로 내놓고 복수의 원매자와 협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약 60%로 전해진다. 현재 롯데렌탈은 호텔롯데(37.80%), 부산롯데호텔(22.83%)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앞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렌터카 2위 업체인 ‘SK렌터카’의 지분 15%를 8200억원에 매각했다는 점을 참고할 때 이번 매각 대금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1위다. 롯데그룹은 2015년에 약 1조원을 들여 KT렌탈을 인수해 롯데렌탈로 사명을 바꿨다. 최근 4년간 연간 매출액만 2조원대 중반대에 위치했고 연간 영업이익도 3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이 주력 사업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서 다소 부진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롯데그룹도 이러한 시선을 인식해 전날 공식입장을 내고 “롯데케미칼이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됐다”면서도 “이번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며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가 제기된 만큼 롯데렌탈 매각이 이뤄진다면 재무구조 개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롯데렌탈 측은 매각 추진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곧 조회공시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보였다.

롯데렌탈
롯데렌탈

증권시장은 롯데렌탈의 매각 추진설에 즉각 반응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날 장 시작 직후 6.94% 오른 3만800원까지 치솟았다.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상승폭이 1%대로 축소됐으나 시장이 하루만에 요동칠 정도다.

한편 롯데렌탈은 최근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서비스 브랜드명을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차 장기렌터카 서비스 브랜드를 개인 ‘마이카’와 법인 ‘비즈카’로 변경하면서 기존 브랜드 ‘신차장’을 대체했다. 올해 8월에는 카셰어링 전문 자회사인 그린카가 서비스 브랜드를 ‘롯데렌터카 G카’로 바꿨다.

이는 롯데렌탈이 본업인 렌터카를 넘어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대표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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