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부터 해상풍력·플랜트 사업 양수
“시너지 발휘해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
올해 풍력발전·플랜트 매출 1조 달성 목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7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한화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위한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김동관 부회장이 새판을 짜고 있다’라는 말이 오가는 가운데, 지난해 편입된 한화오션이 풍력과 플랜트 사업을 주도하게 되면서 그룹 내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 부문에 있는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그룹 내 흩어져있던 유사 사업군을 한데 모아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발휘하며 전문성도 한층 강화하는 것이 이번 스몰딜의 핵심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 부문이 국내 10개 지역에서 2.6기가와트(GW)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풍력발전 사업을 인수한다. 주간사 자격으로 추진 중인 신안우이 해상풍력, 영천고경 육상풍력 사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390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룹의 ‘풍력개발 거점’이 된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해상풍력설치선(WTIV) 등 관련 기술 역량을 쌓아왔으며, 업계에서 해상풍력 관련 선박 건조 분야의 선두주자로 여겨진다. 작년 단행한 유상증자에선 해상풍력 분야 투자금을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하며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해상풍력과 함께 양수하는 글로벌 부문 플랜트 사업에서는 발전시설, 화학공장, 산업설비에 대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등을 다룬다. 덕분에 한화오션은 기존 해양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은 물론, 경력이 풍부한 EPC 전문 인력을 확보하면서 기본설계 능력 및 관리 역량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사진=한화오션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그리는 궁극적인 청사진은 개발부터 발전 및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의 완성이다. 단순 풍력사업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상풍력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제작과 운송·설치·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해상풍력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한화오션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 권혁웅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이 되겠다”라고 공언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한화오션이 두 개 사업을 양수한 것과 관련, 가격의 적정성과 시너지를 검증할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4일 공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풍력 사업을 1881억원에 양수했으며, 플랜트 사업의 양수가는 2144억원이었다.

이에 한화오션 측은 “이번 양수도 거래 가격은 한화와 한화오션이 각각 선임한 회계법인이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한 가치 평가에 기반해 산정했다”라면서 “유상증자와 사내 운전자금 등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플랜트 사업의 지난해 매출과 수주잔고가 각각 6800억원, 95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캡티브(계열사) 물량이 확보돼있고 우수 EPC 인력 확보로 향후 육상과 해양플랜트 간 사이클 활용으로 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 올해 풍력발전과 플랜트 사업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자신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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