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와의 계약 변경 공시 후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종가 기준 한달 간 133%의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KB증권, 하이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선 올해를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 반등 시기로 꼽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이르면 6월 중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거시적인 환경도 투자 심리에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알테오젠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이달 들어 점차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국내 주식 시장에선 58조원 이상의 시가총액(1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4위에 올라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약·바이오 주식 중 대장주 격으로 꼽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워런 버핏의 투자 기준으로 삼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매년 높여오고 있어 주목된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기자본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드러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6945억8876만7068원, 영업이익 1조1136억8000만9715원을 기록해 전년(2022년) 대비 각각 23%, 13%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신축한 4공장 가동에 따른 매출 반영과 기존 1~3공장의 효율적인 운영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확대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의 성과를 수년 만에 내기 어려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김태한 전 대표를 주축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최근 5년간 실적 성장세를 이어왔다.

코스닥에 상장한 다수 바이오기업이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를 거듭하면서도 신약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성과 역시 지지부진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집중 전략으로 영업이익률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3.08% ▲25.14% ▲34.27% ▲32.77% ▲30.14%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 기반을 다져왔다.

이에 따라 투자 대가인 워런버핏이 투자 대상을 삼는 기준인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의 기준도 목전에 뒀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5년 ROE를 보면 2019년 1.44%에 그쳤던 것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8.21% ▲11.42% ▲9.12%를 나타내며, 지난해 ROE가 동 업종 경쟁사로 분류되는 셀트리온(13.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녹십자(5.03%), SK바이오팜(-10.96%)이 천차만별의 ROE를 보였다.

ROE 측면에선 셀트리온에 이어 2위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선 단연 돋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0.14%로, 경쟁사로 분류되는 ▲셀트리온(28.34%) ▲녹십자(4.75%) ▲에이비엘바이오(1.35%) ▲SK바이오팜(-10.57%) 등을 모두 제치고 CDMO 사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기업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봤을 때 CDMO의 후발 주자에 가까운데 그럼에도 이렇게 높은 이익률을 나타낼 수 있었던 데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의 기준을 고려한 최신식의 생산 설비를 구축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이같은 실적과 함께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말부터 “2024년부터 제약·바이오 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될 시기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시황 연구원도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와 2차전지에 쏠려있지만, 올해 초대형주 중 가장 괜찮을 선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될 수 있다”며 “4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진행 중인 가운데, 2025년 초 제 2캠퍼스의 5공장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발표했고, 우호적인 외국인 투자 수급이 안정적인 아웃퍼폼(매수 의견)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5년간 수익성 지표. 출처=에프앤가이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5년간 수익성 지표. 출처=에프앤가이드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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