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대비 결산 현금 배당금 집계
기아 25%로 가장 높고, SK하이닉스는 적자에도 배당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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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위(삼성전자우 포함 9개)기업의 배당 성향은 최대 25%로 기아가 한 해간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가장 많은 현금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조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도 3개년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배당을 이어갔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결손금과 투자 등을 이유로 배당을 행하지 않았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약 444조원, 우선주 포함시 약 494조원)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말 결산 현금 배당금은 총 2조4529억7648만5950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우선주(삼성전자우)에 대한 배당금 총액은 2978억8498만5400원이다. 이를 통해 보통주 주주에겐 주당 361원, 우선주 주주에겐 주당 362원의 현금이 배당된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에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율이다.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배당지급률’로도 불린다. 조건이 모두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배당성향이 큰 기업일수록 주식가격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배당성향이 높으면 그만큼 투자할 금액이 줄어들고, 사내유보율이 낮아져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를 인용한 지난해 주요국 배당 성향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20.1%로, 영국(45.7%), 독일(40.8%), 미국(40.5%)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9조원 규모 적자에도 주주 약속 지켰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9조원의 당기순손실에도 배당에 나선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8조원 이상의 순차입금을 기록하면서 9조 13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2022년 발표한 3개년 배당정책에 따라 배당을 이어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에 약속했던 주주 환원 방침에 따른 것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개년 배당 정책에 따라 주주 환원을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스피 시가총액 3위 LG에너지솔루션과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각각 1조6380억원, 8577억원의 당기순이익에도 배당에 나서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결손금이 있는 상태였고,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에 지난해 결산 기준 주주 배당은 계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2022년 2월 당시 2025년 이후 현금 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말 3936억원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당기순이익은 2년새 118% 증가해 지난해 8577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투자, 현금흐름,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5년 이후진행할 것”이라며 “당해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 수준에서 현금 배당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 둘이 합쳐 20조 벌어…현금 배당도 각 2조원 이상 

지난해엔 ‘한 지붕 두 가족’ 현대차,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산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각각 12조2723억원, 8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현금 배당 규모도 컸다. 현대차 2조2129억원, 기아 2조218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각각 18%, 25% 등을 보였다. 특히, 기아는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어닝서프라이즈와 함께 5일 증시에서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난해 29일 대비 약 한달 만에 1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당시엔 5~6만원선에 형성되던 기아의 주가는 약 한 달이 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장중 11~12만원 선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은 48조원 수준까지 도달했다.

제약 바이오 업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높은 셀트리온(코스피 8위)은 아직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추정치)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6440억원)을 반영한 결과 배당성향은 약 16%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에 이어 높은 시가총액(약 38조원)을 보인 포스코(POSCO)홀딩스는 11%, 네이버(약 34조원)는 8% 등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와 네이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8323억원, 1조4078억원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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