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선 현대해상 CSO. 사진=현대해상
정경선 현대해상 CSO. 사진=현대해상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정경선 전무가 현대해상의 인터넷 은행 설립 추진에 앞장선다.

현대해상은 햇수로 10년째 인터넷 은행 설립을 도전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해상의 인터넷 은행 도전이 정 전무의 역량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28일 금융권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제4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선 사업자는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U-Bank) 등 3곳이다. 유뱅크컨소시엄은 현대해상이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원직인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신설했다. 정 전무가 이 자리에 선임됐다. 정 전무가 이전까지 현대해상 밖에서 사회적 기업 후원에 힘쓴 만큼 재계 안팎에선 현대해상 합류를 경영권 승계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정 전무가 맡고 있는 CSO는 디지털전략본부와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등 3개 조직을 총괄하는 자리다. 임원 선임과 함께 정 전무는 지난달 현대해상 지분 0.45% 보유 사실을 공시하며 조직 내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해상의 인터넷 은행 설립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설립 법안이 통과되면서 현대해상은 인터파크 등과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설립해 도전했었다. 하지만 당시 예비인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2019년의 제3 인터넷 은행 설립 경쟁에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으나 최종적으로 발을 뺐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해 유뱅크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유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은 금융사나 기업, 투자자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 외에도 핀테크 기업 ‘렌딧’,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외환 송금과 결제 스타트업 ‘트래블월렛’,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 ‘루닛’ 등이 참여했다. 렌딧이 유뱅크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보험업계는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된 불발에도 현대해상이 인터넷 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이유는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인터넷은행 도전은 오너 3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시험대가 된 상황으로, 향후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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