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방경만·허철호 vs 외부 권계현·이석주
백복인 사장 영향력 깊은 내부 후보군 주목
줄어든 내수에 ‘해외시장 확대’ 최대 과제

KT&G 차기 사장 후보군. 사진 왼쪽부터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사진=KT&G
KT&G 차기 사장 후보군. 사진 왼쪽부터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사진=KT&G

KT&G가 차기 사장 후보군으로 내부 출신인 방경만 현 KT&G 수석부사장과 허철호 현 KGC인삼공사 사장, 외부 출신인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을 선정했다.

내부 인물들은 현 백복인 KT&G 사장과 연관이 깊은 인물들이다. 이들 중 누가 차기 대표로 선임되더라도 줄어든 내수 시장에 방어하기 위한 해외시장 확대가 최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16일 차기 사장 후보 2차 숏리스트(2배수 명단) 4명을 확정했다.

사추위는 다음주 내로 이들 후보자를 상대로 대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를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 선임은 최종적으로 3월말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KT&G 사추위는 1차 숏리스트 8명(사외 4명, 사내 4명)을 대상으로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이 경영 전문성, 글로벌 전문성, 전략적 사고 능력, 이해관계자 소통능력, 보편적 윤리의식 등에 부합하는지 검증해왔으며 논의를 통해 2차 숏리스트를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과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은 내부 인사다. 그중에서도 방 수석부사장(53)은 KT&G 총괄부문장으로 백복인 현 사장과 함께 KT&G 이사회 사내이사 2명 가운데 1명이다. 글로벌본부장, 사업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맡았다.

허철호(57) 사장은 KT&G 대구본부장, 남서울본부장을 지냈으며 2022년 3월부터 KT&G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 사장을 맡아왔다.

권계현(60)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무선사업부 동남아PM그룹장 겸 서남아PM그룹장(전무), 중국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석주(55) 전 AK홀딩스 사장은 제주항공 사장을 거쳐 2022년까지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 사장을 맡았다.

2015년 공채 출신의 백복인 사장이 수장에 오른 이후 KT&G는 사실상 내부 인사들에게만 도전 기회를 부여해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외부 공모를 더욱 넓히면서 KT&G 출신이 아닌 인사들도 사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이는 현재 KT&G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KT&G는 백 사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비롯해 규제 무마를 위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독립성이 약한 거버넌스(관리체계) 등 이사진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KT&G의 차기 사장을 선출하는 사추위가 사외이사만으로 꾸려졌다는 점도 지적받는다. 사외이사 모두가 백 사장 재임 기간에 선임돼 백 사장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또 행동주의펀드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도 KT&G의 수익성 악화를 문제 삼을 정도다.

이 때문에 사장 후보들은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백 사장의 영향력을 얼마만큼 떨쳐내느냐가 최종 선임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KT&G가 줄어드는 내수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어떻게 확대하느냐도 주목된다.

KT&G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8724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1조1679억원)은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국내에서 담뱃세가 오르지 않고 흡연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도전해 수익성을 향상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담배의 종류도 기존과는 다르게 전자담배 등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소비자의 욕구도 다양해질 정도다.

KT&G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글로벌 시장 창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명철 사장후보추천위원장은 “사추위는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하에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KT&G를 한 차원 더 높은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이끌 리더십을 갖춘 최적의 적임자를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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