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불똥 “계열사 아냐…피해 전이”

롯데카드(대표 조좌진)의 대규모 해킹 사고가 그룹 차원으로 파장을 확산시키자, 롯데그룹이 강력히 반발했고, 이에 조 대표가 직접 사과에 나섰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18일 ‘롯데카드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한 대표이사 사과’라는 제목의 공문을 그룹 측에 전달했다.

조좌진 대표는 이 공문에서 “롯데그룹과 임직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롯데 브랜드를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께 불편과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보호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고로 인한 혼잡이 종료될 때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롯데 측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단순히 롯데카드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반의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롯데카드는 현재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별도 법인으로 그룹 계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는 탓에 고객들이 롯데그룹 계열사로 오인해 피해가 전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금융·보험업 지분 보유가 불가능해지면서 2019년 롯데카드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다만, 카드 부문은 여전히 롯데 유통·식품·관광 계열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롯데’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외부에선 롯데그룹 계열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의 여파가 그룹 전체로 번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이번 사고로 일부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부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해킹 피해로 고객 이탈이 늘어나면 롯데카드와 협력하는 그룹 내 사업장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며 “무엇보다 롯데카드를 롯데 계열사로 오인하는 고객들의 신뢰 하락은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브랜드 가치 훼손과 신뢰도 하락 등 중대한 피해를 입은 데 대해 롯데카드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