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한경석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한경석 기자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은 최근 주요 주주사인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회사의 장기적 가치와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16일 고려아연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에도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반기 매출과 10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단기 차익 중심의 외부자본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 장기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략광물인 게르마늄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며 ‘탈중국’ 흐름에 부합하는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국가 기간산업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국가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외이사 의장 제도와 집중투표제를 도입했고,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주주와의 약속이었던 자기주식 소각도 이행하며 주주친화적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풍은 지난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기습적인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후, 경영권 분쟁에만 몰두했다. 지난 1년간 양측 사이에 벌어진 소송만 24건에 달하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여러 기업에서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을 통해 단기간에 재무지표를 끌어올린 뒤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는 이른바 ‘먹튀’ 논란에 수차례 휘말린 바 있다.

투자 기업의 장기 경쟁력 약화와 지역사회 고용 불안정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고려아연은 “MBK가 영풍과 함께 추진하는 경영권 분쟁은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는 외부자본의 전형적 행태”라며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풍은 최근 3년간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석포제련소 관련 환경오염 논란과 각종 소송 등 내부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경영정상화보다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는 것은 주주와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분쟁이 임직원, 노조, 협력사,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각한 피로감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 임직원이 합심해 기업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데 매진할 것”이라며 “전략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국가 기간산업 발전을 위해 흔들림 없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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