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강제 매각 항소…새 인수 대상 검토
OK금융, 당분간 내실 강화 ‘집중’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협상(M&A)이 사실상 최종 불발로 결론나면서, 저축은행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OK금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OK금융은 새로운 인수 대상을 꾸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당분간 기존 사업 영역에서의 내실 강화에 집중하는 등 성장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OK금융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최근 인수 협상을 중단했다. 협상이 결렬된 배경에는 매각가를 비롯한 양측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고려한 적정 가격을 요구했지만, OK금융 측은 현재 저축은행 업계의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규제 리스크 등을 고해 보다 보수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된다.
상상인저축은행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상상인 측은 강제매각 요건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OK금융과 잘 안 된 건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컸던 탓”이라며 “양측 모두 나름의 합리적 근거를 제시했지만, 매각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승계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OK금융 관계자는 “매수 희망자로서 이번 딜과 협상중단에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회사는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M&A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상인 그룹, PE로 매각 선회
상상인저축은행은 현재 사모펀드(PE)로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PE는 저축은행보다 실사 과정이 더욱 까다로운 데다,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에 따른 별도 승인 절차까지 거쳐야 하기에 협상이 장기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 무산에 따른 금융 시장 내 우려에 대해 “적합한 인수자를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며 “좋은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금융위원회의 강제매각 명령에 대해서는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은 2023년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중징계를 받으며 대주주 적격성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강제매각 명령을 받았다. 이 때문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90%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상인그룹이 항소를 제기하며 당국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 시간을 벌고 있으나, 강제매각 처분명령 기한이 내년 상반기로 정해진 상황에서 이번 OK금융과의 협상 결렬로 새 인수 대상을 물색하기엔 시한 압박이 클 것”이라고 봤다.
◆ OK금융, 상상인 인수 무산…1위 도약 제동
이번 협상 결렬로 OK금융의 저축은행 업계 선두 도약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자산 규모 기준으로 현재 1위인 SBI저축은행(약 17조 원)을 넘어서려 했으나 무산됐다.
OK금융이 운영하는 OK저축은행의 현재 자산 규모는 약 14조 원 수준이다. 상상인저축은행(약 4조 원)을 인수했을 때 자산 규모가 18조 원 규모로 불어나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OK금융의 인수 불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외에도 ▲한양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리딩투자증권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등 여러 차례 금융사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대부분 매각 가격 차이가 인수 불발의 주된 요인이었으며, 이외에도 피인수 기업의 자산 건전성 문제나 당국의 심사 또는 규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OK금융이 단기간 내 새로운 인수 대상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저축은행 중 OK금융의 관심을 끌 만한 규모의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 불발은 OK금융 입장에서 상당한 전략적 손실”이라며 “저축은행 업계 1위 도약 시기가 늦춰지는 동안 SBI저축은행과 격차도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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