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이사가 '디지털 보험시장'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디지털 보험산업 선장을 위한 제언'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진 기자
19일 오후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이사가 '디지털 보험시장'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디지털 보험산업 선장을 위한 제언'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진 기자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이사가 새 지급여력제도(K-ICS)와 마케팅 규제가 디지털 보험사의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며, 업권 특성과 규모에 맞는 유연한 규제 적용을 제안했다.

보험연구원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디지털 보험시장’ 세미나를 열고 디지털 보험사의 전략적 방향과 규제 정책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김영석 교보라플 대표는 “IFRS17 도입 후 킥스 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정도로 맞추기 위해 증자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소규모 보험사들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소비자 보험 계약자 규모가 작은 소규모임에도 대형사와 같은 자본 권고 기준(150%)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보험사는 계약 체결이 안 되더라도 IT와 마케팅 비용이 있기 때문에 신계약비가 상당하다”며 “20년간 들어올 보험료와 지급할 보험금을 현가화해서 자본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업이 성장할수록 자본을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100분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판매하는 보험회사를 말한다. 설계사를 통한 판매는 수입보험료의 10% 이하로 제한된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적 차등 규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사업비예실차 위험액은 계획한 사업비(예상 사업비) 대비 실제 사용한 사업비가 5%를 초과하게 되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하는 구조로, 빠른 사업 확장을 위해 디지털 투자를 강화할수록 필요 자본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킥스 비율의 요구 자본을 산정하는 요소 중 사업비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 위험액의 차등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업비를 높게 책정해 시장의 변화에 맞춰 쓰면 되지 않냐는 견해가 있지만, 그럴 경우 상품 가격이 높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설명이다. 예실차가 5%가 아닌 30%로 변경돼도 A 디지털보험사의 킥스는 약 36.3%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유럽의 경우 솔벤시 Ⅱ(보험사건전성제도)를 미적용하는 회사의 기준도 있고, 소형단순보험회사만을 위한 별도의 규제 장치도 있다”며 “꼭 킥스 비율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 보험사 규모에 맞춰 규제에 대해 유연한 규제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판매 방식에서도 디지털 보험사의 특성을 반영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스스로 상품을 비교하교 결정하는 디지털 채널에선 영업 마케팅 규제가 달라져야 된다”며 “이커머스의 핵심은 가격 비교인데, 심의 규제를 받게 되면 가격이나, 타보험사와 비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마케팅에서 중요한 바이럴도 못 하게 돼 있다”며 “보험 계약 경험자가 지인에게 추천하고 10원이라도 포인트를 받는 순간 보험 모집인 규제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지털 보험사가 흥해야 인슈어테크(보험+기술)라고 하는 IT 생태계가 생기고, 설계사 채널뿐만 아니라 디지털 채널이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이것이 결국 보험료가 상승하지 않고, 더 좋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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