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지난해 11일 오전 7시 36분경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지난해 11일 오전 7시 36분경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가 기존 5500억원 규모에서 2500억원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대폭 축소한 끝에 2825억원의 유상증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04.34%의 청약률로 주주연대의 반대와 금감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를 거친 끝에 이번 유증을 단행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이수페타시스는 앞서 10일까지 신주 1016만2800주에 대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에 나선 결과 1060만4327주가 초과 청약되며 약 2825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주에 대한 대금 2825억원은 17일 납입되고, 내달 2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앞서 지난해부터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있는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 논란이 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이수페타시스에 두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2일 중요사항 누락 및 불분명한 기재를 이유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같은달 23일에도 금감원은 1차 정정 요구에 따라 제출한 정정신고서에 대해 여전히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다시 정정신고서 제출을 통보한 바 있다.

특히, 사측은 유상증자 발표 후 제이오 인수와 관련해 주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주주연대는 당시 “제이오의 시가총액은 5000여억원 정도밖에 안되는 상황인데, 3000억에 30% 정도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하니 어느 누가 이를 납득할 수 있겠냐”며 “제이오의 플랜트 사업은 이수화학과 연관성이 크며, 2차전지 사업은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연관성이 큰 사업으로, 이를 왜 전혀 무관한 이수페타시스가 인수를 해야하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지 못하자 사측도 제이오 인수를 철회했다. 앞서 1월 23일 이수페타시스는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정정 보고서를 제출하고 제이오 인수를 철회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에 자금사용목적에 있던 제이오 인수를 위한 타법인 증권취득자금(약 3000억원)내용을 삭제하고, 유증 규모를 2500억원대로 줄였다.

사측은 이번 유증 대금을 기존 제1~4공장 증설 및 제5공장 신설 및 생산설비(CAPA) 증설을 위한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쓰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족자금(1175억원)은 회사의 자체자금 및 금융권 차입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368억6700만원, 영업이익 1018억7900만원으로 각각 24%, 64% 실적 증가세를 보이며 기존 사업에 있어선 양호한 수익성을 입증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최대주주는 1340만4873주(21.19%)를 보유한 ㈜이수로, 해당 지주사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이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을 통해 100% 지배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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