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11일 오전 7시 36분경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11일 오전 7시 36분경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이수화학빌딩 앞에서 3일 연속 트럭 시위를 진행하며 5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제이오 인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 1074명으로 구성된 소액주주연대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경영진이 주주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대응하여 해결 방안을 신속히 강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주주와 소통이 부재한 것을 지적했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시가총액(11일 오후 2시 장중 기준 약 1조 53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주주들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 이해관계자인 주주들과의 의견 수렴 없이 사측에서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주주연대는 “기존 본업과 무관한 2차전지 부품기업 제이오 인수는 당사의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행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하고, 기업의 주가는 단기 실적이 아닌 시장의 신뢰와 책임 있는 경영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번 결정은 시장 신뢰를 저해했고, 주가가 급락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제이오 인수와 같은 사업 다각화 결정은 기업의 중대한 전략적 판단으로, 이는 주주들과의 소통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주주연대 측의 주장이다.

주주연대는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은 지분가치 희석을 넘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MLB 기판(기판을 여러 개 쌓은 다층 PCB)성장에 투자해온 주주들에게 심각한 불확실성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액주주 연대는 “이수페타시스 경영진의 판단이 더 이상의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요청사항을 전한다”며 ▲유상증자 및 제이오 인수 계획 철회 ▲158억1250만원의 계약금에 대한 책임 있는 회수 계획 제시 ▲밸류업 공시 및 신뢰 회복 계획 발표 등 사항을 사측에 요구했다.

한편, 이수페타시스의 이번 유상증자 시도는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달 18일 사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이달 2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55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제동을 걸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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